"전환 과정에서 화면이 잠시 흔들리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피하니 의원님들은 당황하지 마시고 질의하시면 됩니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8일 국회 사상 처음으로 서울(국회)과 세종(보건복지부), 충북 오송(질병관리청)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온-택트(On-tactㆍ온라인 대면)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감사 대상인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의 공직자 다수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 방역 업무를 겸해 수행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국회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다. 다수의 공직자가 모여 방역에 대한 우려가 생길 것을 감안한 시도이기도 하지만, 매일 코로나19 상황을 브리핑해야 하는 방역 당국자들에 대한 업무적 배려인 셈이다.
이에 따라 국회 국감장에는 보건복지위원 24명이, 정부세종청사에는 박능후 장관과 차관, 실장급 임직원들이, 오송 질병청사에는 정은경 청장 및 임직원들이 각각 모여 질의와 답변을 이어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감사 초반에는 자료화면이 영상으로 잘 노출되지 않아 허둥지둥하거나 화면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질의하는 의원들과 답변하는 장관, 청장이 다소 어색해하는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 중간중간 김민석 복지위 위원장이 개입해 장내를 정리하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 외에는 대면으로 국감을 진행 할 때와 큰 차이 없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이날 국감에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상온 노출로 물의를 빚었던 정부 백신 조달업체 신성약품의 김진문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백신은 접종 직전까지 2~8도의 냉장상태로 보관돼야 하지만, 신성약품은 최대 800분간 적정온도를 이탈한 채로 백신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는 복지위 의원들이 모여 앉은 국회 국감장에 직접 나와 "백신 유통 문제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도 유지를 위해 통상 스티로폼 상자에 담는 것과 달리 백신을 종이상자에 담아 운송한 점에 대해선 "냉장차로 운송할 때는 종이박스도 무방하다"며 "제조회사에서 우리 회사(신성약품)로 올 때도 냉장차에 종이박스로 오고 우린 그걸 그대로 의료기관에 보내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 외에도 이날 국감장에는 인천의 한 공공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김진실 간호사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코로나19 환자 진료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간호사는 "환자들이 커피 심부름, 배달음식 전달, 택배 전달은 물론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격리된 상태로 있다보니 우리에게 요청하는 건 알겠는데 너무 과한데다 빈번하게 발생하고, 환자들이 많아지면서 당당해지기까지 해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간 공들여 근무해도 처우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힘들다"며 "우리에게 영웅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최소한의 품위라도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