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3ㆍ세르비아)가 지난달 US오픈 테니스대회 실격패 당시 마주했던 상대를 꺾고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4강에 진출했다.
조코비치는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끝난 대회 11일째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8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29ㆍ스페인)에게 3-1(4-6 6-2 6-3 6-4)로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에 오른 조코비치는 4강전에서 '젊은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2ㆍ그리스ㆍ6위)와 맞대결을 앞뒀다.
이날 조코비치는 US오픈에서 실격패 당할 당시 만났던 부스타를 상대하게 됐다. 앞서 조코비치는 US오픈 16강전에서 경기가 중단된 사이 신경질적으로 공을 쳤는데, 그 공이 선심의 목에 맞으면서 실격패를 당했다. 올해 그가 겪은 유일한 패배였다. 여기에 전날 치러진 카렌 하차노프(24ㆍ러시아ㆍ16위)와의 16강전에서도 그가 하차노프의 서브를 받아치던 중 공이 선심의 얼굴을 가격하는 일이 벌어져, 그는 한 차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데자뷔인 줄 알았다"면서 "US오픈에서 벌어진 일로 인해 오늘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격패 당시 만났던 상대에, 바로 전날 선심을 가격하는 일까지 벌어지며 부담을 느꼈을 법도 하지만 조코비치는 8강전에서 악몽을 완벽히 씻어냈다. 이날 조코비치는 부스타에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포인트를 따내던 끝에 1세트를 패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지, 경기를 그만두고 싶은 듯한 모습도 여러 차례 내비쳤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2세트에서 경기력 회복에 성공했고, 이어진 두 세트를 모두 따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조코비치는 이날 경기 후 "목과 어깨 부분에 문제가 있어 회복하는 데 한 세트가 넘게 걸렸다"면서도 "아직 대회 중이니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로써 프랑스오픈 4강전 대진표가 모두 짜졌다. 조코비치는 22세 치치파스를 상대로 준결승에 나서고,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34ㆍ스페인)은 28세 디에고 슈와르츠만(아르헨티나ㆍ14위)과 경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