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정가에 혈세낭비를 둘러싼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검증을 예고하자 더불어민주당이 평창 알펜시아를 들고 나온 것이다. 여야가 서로의 약점을 물고 뜯으며 공방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두 사업 모두 여러 논란을 부른 만큼, 책임의 무게를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논쟁이란 볼멘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최문순 도정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레고랜드 사업을 연일 문제삼고 있다. 레고랜드는 강원도가 2011년부터 도유지인 중도에 테마파크와 호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그 동안 시행사 내부 비리에 이어 시공사 교체 논란, 내부 항명사태에 이어 최근엔 불공정 계약 논란이 불거졌다. 강원도가 받아야 할 임대수익이 30%대가 아닌 3%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국민의힘 도당은 성명서를 통해 레고랜드 임대수익률 축소 등 강원도와 영국 멀린사가 맺은 총괄개발협약(MDA)이 불공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멀린사만 이익을 챙기고 도민들은 빚만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자 민주당 강원도당이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로 역공에 나섰다.
알펜시아는 김진선 전 강원지사가 평창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2009년 완공 당시 분양에 실패해 1조원이 넘는 빚을 지게 됐다. 이로 인해 하루 이자만 수천만원에 달했다. 이 리조트가 혈세낭비 사례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이 된 이유다.
민주당 도당은 "과거 한나라당 소속인 김진선 전 지사가 추진한 알펜시아로 인한 부채가 1조189억원에 달했다"며 "개장 10년이 된 올해 2월 기준으로도 7,735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어 강원도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강원도는 10년 가까이 알펜시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초 어렵사리 투자자를 찾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산됐다. 현재 국내 한 기업이 고급빌라로 이뤄진 A지구 매각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야가 서로의 약한 고리를 잡고 주도권 경쟁을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조금도 밀릴 수 없다는 속내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