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특히 청년층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사회에 내딛는 첫걸음부터 삐끗하면서 향후 수 년간 저소득에 발목이 잡힐 거란 비관론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우려로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전 세계 15~24세 인구의 상당수가 살고 있는 아시아에서 청년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청년층이 기성세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청년층의 꿈을 앗아갔다"고 평했다. 청년들이 첫 일자리로 고려하는 도ㆍ소매업과 제조업, 비즈니스서비스업과 숙박ㆍ요식업 등이 큰 타격을 입은 데 대한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또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노동기구(ILO)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젊은 여성들과 하위계층 사람들이 뒤쳐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간 아시아권에선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인해 청년층이 경제력 측면에서 부모 세대를 앞지르거나 계층 상승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지만,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으로 이른바 '계층 이동 사다리'가 없어졌다는 진단이다.
한국의 경우도 청년실업 문제가 심상찮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포인트 오른 7.7%였고, 특히 잠재 구직자 등을 포함한 확장실업률은 24.9%로 3.1%포인트나 급등했다. 하지만 고용시장이 풀릴 기미는 여전히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상당수 국내 기업이 신규채용을 연기ㆍ축소했고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전 산업분야에서 청년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청년층 일자리 문제는 비단 아시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 금융서비스업체 하그리브스랜스다운의 수사나 스트리터 수석 투자ㆍ시장분석가는 "Z세대의 첫 직업 선호도가 높고 실제 종사자도 많은 소매ㆍ접객업이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Z세대의 경력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3개월 실업률(5~7월)'이 전 연령대에선 4.1%였지만, 16~24세의 경우는 무려 3배 이상 높은 13.4%였다.
위니 탕 홍콩대 겸임교수는 "젊은 노동자들, 심지어 대학 졸업생들마저 향후 10년 이상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 "청년실업의 치유에는 짧지 않은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 단기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중개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독립적인 일자리인 '긱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