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첫날 예상을 밑도는 경쟁률을 보이면서 최종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8조원 넘는 청약 증거금이 몰렸지만 앞서 카카오게임즈가 첫날 기록한 증거금의 절반 가량에 그치자 공모주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전날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증거금 8조6,242억원을 끌어 모으며 경쟁률 89.6대 1을 기록했다. 빅히트의 첫날 증거금과 경쟁률은 SK바이오팜의 첫날 기록(약 5조9,000억원, 62대 1)은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달 카카오게임즈(약 16조4,000억원, 427대 1)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 불과 한 달 전 공모주 광풍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풍부한 유동성(현금)을 실탄 삼아 이번에도 대거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첫날 분위기만 보면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첫날 빅히트 경쟁률이 저조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앞서 두 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싼 공모가(13만5,000원)가 청약을 일찌감치 포기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있다. 투자자들은 공모가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증거금으로 내야 하는데, 빅히트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을 경우 1억원을 넣어도 고작 '1주' 밖에 손에 쥐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빅히트의 의무보유확약 비율(43.9%)이 SK바이오팜(81.2%)과 카카오게임즈(58.6%)에 비해 낮은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빅히트 기관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차익실현을 위해 물량을 내던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으로, 이후 주가 흐름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날 SK바이오팜은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기간 종료로 주가가 10% 이상 급락 마감했다.
하지만 청약 신청자가 보통 둘째날에 몰리는 만큼 이날 최종 경쟁률을 두고 봐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첫째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인 뒤 마지막 날 청약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서다.
SK바이오팜도 첫째날 62대 1에서 둘째날 323대 1로, 카카오게임즈도 첫날 427대 1에서 마지막날 1,525대 1로 경쟁률이 치솟았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청약 신청 주식 수로 산출한 증거금은 4개 증권사를 합쳐 약 23조9,000억원, 통합 경쟁률은 약 248대 1이다.
한편 오는 15일 코스피에 상장되는 빅히트가 코스피200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스피200 조기 편입이 확정되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유입에 따라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지수에 조기편입되려면 시가총액이 최소 약 4조5,000억원을 초과해야 하는데 공모가 13만5,000원인 빅히트의 경우 조기편입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코스피200 추종자금을 6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빅히트에 유입되는 코스피200 추종 패시브 자금은 약 644억원 수준(편입 당시 종가 13만원 가정 시)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피200 조기편입 조건을 달성할 경우 빅히트 지수 편입 예정일은 오는 12월 1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