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키우기 게임, 대사가 왜 이래? 선정성 논란 일자 수정

입력
2020.10.06 08:40
게임사, 관련 내용 수정·사용 등급 18세로 상향
대표이사 "부적절성 인지하고 수정 중" 사과


'육아 게임'을 표방한 모바일 게임 '아이들 프린세스'가 여아를 성적 대상으로 취급하는 내용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개발사 인프라웨어 자회사 아이앤브이게임즈가 개발한 '아이들 프린세스'는 사용 등급 15세 이상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달 16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유명 연예인을 활용해 서울 주요 지하철 역내 광고 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하며 출시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게임은 이용자가 아빠가 돼 정령 세계에서 만난 정령 여왕의 딸 '오를레아'를 8세부터 18세까지 키운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육아 게임이라는 소개와는 달리 여아 캐릭터를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게임에는 초등학생으로 연상되는 여아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등장하거나 여성 캐릭터가 선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장면이 노출된다. 여아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바일 화면을 터치하면 "만지고 싶어?" "같이 목욕하고 싶어"라는 등 부적절한 대사도 등장한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소아성애자를 위한 게임 아니냐"며 게임의 내용과 이미지가 선정적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게임을 소개하는 광고 영상 역시 조회 수 11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으나, 보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미성년자를 연상케 하는 복장의 연예인이 "딸 한 번 키워보실래요?"라고 게임을 권하는 내용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아이앤브이게임즈는 부적절하다고 지적 받은 이미지와 내용을 수정하고 게임 사용등급을 7일부터 18세로 수정해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해석 아이앤브이게임즈 대표이사는 5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리고 "게임 설정 및 일부 캐릭터 묘사에 불쾌감을 느낀 유저분들께 고개 숙여 죄송하다"며 "일부 캐릭터 콘셉트 부적절성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시 수정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진행 중인 대중매체의 광고와 지하철 광고 등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이 이사는 "게임 진행 과정에서 과도한 설정, 부적절한 묘사가 이뤄졌다. 이 점에 불쾌감을 느끼셨을 유저 분들께 거듭 사과드린다"며 "유저 분들의 질책을 달게 받고 향후 이와 같은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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