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대신 손주에게 조부모가 직접 재산을 물려주는 세대생략 증여, 이른바 '금수저 증여'라고도 불리는 행태가 5년간 강남·서초·송파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5일 나타났다. 아울러 국세·지방세 체납액 또한 강남 3구 비중이 가장 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아 이날 공개한 '2014~2018년 세대생략 증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년 동안 일어난 전국 세대생략 증여 5조6,651억원 중 34%인 1조9,432억원이 강남 3구에서 발생했다.
세대 생략 증여란 자식을 거칠 경우 증여세를 두 번 내야 한다는 점을 고려, 조부모가 한 세대를 건너뛰고 손주에게 물려주면서 한 번만 납부하는 방식을 이른다. 이른바 '세테크'로 악용된다는 지적에 할증 과세가 일부 적용됐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종류별로 전국 세대 생략 증여를 분류하면 토지가 1조9,32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자산이 1조4,897억원, 건물이 1조2,09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강남 3구만 보면 금융자산이 6,053억원, 토지 5,245억원, 유가증권 3,682억원, 건물 3,56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과 금융자산의 경우 강남 3구 비중이 전국 대비 각기 44%, 41%에 달했다.
아울러 '2014~2019년 세무서별 체납현황'을 살펴보면 세금 체납 역시 강남 3구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남 3구의 지난해 국세 체납발생액은 서울시 25개구 전체 2조5,898억원 중 43.5%인 1조1,277억원에 육박했다. 강남 3구를 제외한 나머지 22개구 체납액은 1조4,621억원이었다.
고액·상습체납자 비율도 지난해 기준 서울시 전체 1,220명 중 33%인 439명이 강남 3구에서 나타났다. 이들의 체납액은 전체 규모 1조4,398억원 중 4,474억원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22개구 고액·상습체납자는 891명, 체납액은 9,924억원이었다.
서울시의 '자치구별 1,000만원 이상 지방세 체납현황'에 따르면 전체 지방세 체납액 중 약 절반 가량 또한 강남 3구에서 발생했다. 서울시 내 1,000만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 1만2,715명, 총 체납액 5,946억6,200만원 중 5,604명, 체납액 2,575억8,300만원이 강남 3구 거주자로부터 생긴 것이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분석과 관련해 "세대생략 증여가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강남 3구의 국세·지방세 체납발생액은 서울시 25개구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로, 소득과 재산이 있음에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 엄정한 세금징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