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를 끼고 최대한 대출을 받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주택을 매매하는 이른바 '영끌 갭투자'가 전국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과 주식 투자를 위해 2030세대가 신규 개설한 마이너스 통장 한도액도 크게 증가했다.
4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임대목적 보증금 승계와 더불어 금융기관에서 대출까지 받은 이른바 '영끌 갭투자' 거래량은 5,905건에 달했다. 이는 '9ㆍ13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2018년 8월(4,077건)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이 같은 유형의 거래가 크게 늘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과천시와 성남시 분당구 등 경기 투기과열지구에서 거래된 영끌 갭투자는 1,491건에 달했다. 이때 승계된 보증금과 대출금액 합은 6,908억원에 달하며, 거래량은 2018년 8월(476건)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서울의 영끌 갭투자는 크게 줄었다.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는 지난 6월 642건으로 2018년 8월 대비 25.5% 줄었다. 서울 전체로도 같은 기간 3,539건에서 2,860건으로 19.2% 감소했다.
홍 의원은 "주거 목적이 아닌, 투기 목적으로 대출을 낀 영끌 갭투자는 주택경기에 따라 깡통전세 등 우려도 촉발될 수 있다"며 "정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030세대가 주택과 주식 투자 등을 위해 대출 ‘영끌’에 나서면서, 젊은층이 개설한 마이너스통장의 한도액도 2017년부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NH농협)에서 20대와 30대가 신규 개설한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 한도액은 2017년 15조8,659억원에서 지난해 16조4,10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만 벌써 14조2,011억원이나 늘어난 상태다.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2030세대가 만든 마이너스통장의 한도액은 총 62조4,05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들이 만든 마이너스통장 계좌는 총 123만2,123건으로, 이 기간에 개설된 전체 마이너스 통장(337만4,908건)의 36.5%에 달했다. 특히 20대의 마이너스 통장 개설은 2017년 6만6,936건에서 지난해 8만2,538건으로 급증했고, 대출 한도액도 2017년 2조2,572억원에서 지난해 2조6,326억원으로 확대됐다.
김상훈 의원은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 취업난 등으로 청년 세대가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과 주식투자에서의 빚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