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에 사이클링히트... 오! 윤석

입력
2020.10.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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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루타-단타-만루홈런-3루타... 롯데 24년만의 사이클링히트


롯데 '늦깎이' 내야수 오윤석(28)이 데뷔 첫 만루홈런 포함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KBO 통산 27번째 사이클링히트로, 롯데 소속 선수로는 1996년 김응국 이후 무려 2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롯데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화와 경기에서 14-5로 대승을 거뒀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승률 0.516(63승 58패)를 달성하며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1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오윤석은 첫 만루홈런과 사이클링 히트로 생애 최고의 날을 보냈다. 1회 선두 타자로 나선 오윤석은 좌중간 2루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뒤 2회 2사 2루에선 좌전 안타로 타점을 신고했다. 5-1로 앞선 3회 1사 만루에서는 상대 투수 김종수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을 쳤다. 시즌 3호 홈런이자 데뷔 첫 그랜드슬램이다.

그리고 5회 네 번째 타석에서 대망의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무사 1루에서 안영명의 6구째를 통타해 우중간을 완전히 빠지는 3루타를 만들었다. 이 사이클링 히트는 롯데 구단 역대 3호로, 1987년 정구선, 1996년 김응국에 이어 2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또 만루홈런을 포함한 사이클링 히트는 오윤석이 역대 처음이다. 특히 4.0이닝 만에 완성한 기록인데 기존 기록은 정진호(4.2이닝)가 두산 시절 가지고 있었다. 올 시즌 사이클링 히트가 나온 것은 지난 5월 30일 김혜성(키움)에 이어 두 번째다.

오윤석은 6회에도 적시타를 추가하는 등 5타수 5안타(1홈런) 7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한 뒤 8회 교체됐다.

2015년 육성 선수로 롯데에 입단한 오윤석은 올 하반기 안치홍의 부상ㆍ부진을 틈타 주전 2루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에서 타율 0.419에 홈런 2개 10타점 9득점으로 타격감이 절정에 달한 상태다. 전날엔 솔로 홈런으로 타구 비거리도 늘려가고 있었다. 오윤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직구장에서 사이클링히트 치는 것이 꿈이었는데 믿기지 않는다”면서 “지금처럼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팀의 주축 선수가 되는 게 다음 목표다”라고 말했다.

선두 NC는 창원NC파크에서 양의지와 김성욱의 홈런으로 삼성을 4-1로 눌렀다. NC선발 드류 루친스키는 6안타 4볼넷을 내주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5.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8승째(3패)를 올렸다. 아울러 다승 부문 2위 알칸타라(두산ㆍ15승)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수원에서는 LG가 선발 타일러 윌슨의 조기 강판 악재를 딛고 KT에 13-8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LG 윌슨이 5-1로 앞선 3회말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흐름이 급변했다. 조금씩 추격당하더니 6회말 6-7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8회 4득점하며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인천에서는 SK가 갈길 바쁜 키움을 6-0으로 잡았다. SK 선발 문승원은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즌 6승째를 달성했다. 두산도 잠실구장에서 KIA에 7-1로 승리하며 KIA와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KIA에 2경기 차 5위를 수성함과 동시에 선두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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