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올린 포스터가 3일 온라인상에서 눈총을 받고 있다. 정부 부처 포스터 분위기가 어둡고 기괴한데다, 장·차관 사진을 전면에 내세워 개인 홍보물처럼 만든 것이 우상화로 느껴져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지난달 29일부터 1일에 걸쳐 박능후 장관, 김강립 1차관, 강도태 2차관의 상반신 사진을 중심으로 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추석 인사 이미지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각 포스터에는 "복지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추석을 보내실 수 있도록 쉼 없이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이번 추석 명절에는 집 안에서 머물며 충분한 쉼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로 만날 수 없는 사랑하는 가족, 친지들에게 영상 통화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따듯한 추석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와 관련해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진짜 보건복지부가 만든 건 아니라고 믿고 싶을 정도로 기괴하다"며 "설마 제작을 외주주고 세금을 쓰지는 않았겠지"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또한 이날 "이게 지구온난화 탓, 날씨가 더워지니 이젠 추석에 납량특집을 한다"며 "월하의 공동묘지. 이런 것을 전문용어로 '언캐니(Uncanny)'라고 부른다. 이상하고 괴상하고 섬뜩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수고 많다, 방역수칙 잘 지키겠다"(G****), "코로나19 때문에 차분한 명절을 보내라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 같다"(yo****) 등 응원의 의견도 나왔지만 "복지부가 전에도 저런 포스터를 제작 배포했었나"(만****), "늑대나 괴물로 변하기 직전 같다"(63****), "으스스한데 저승사자냐"(ch****) 등 의아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아울러 "요새는 장관 홍보지도 내냐"(애****), "대통령이면 몰라도 선출직이 아닌 장관이 자기 얼굴을 포스터에 쓰나"(년****), "국민이 떠올리는 복지부는 방역복 입고 열심히 일하는 의료진과 지원하는 공무원들이다"(조****), "교통공사에는 지하철 노동자가 일하는 사진이 걸려있는데 대비된다"(aa****) 등의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