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빨간약’으로 익숙한 △포비돈 요오드 액이 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에 지구촌의 관심은 모아졌다. △7개월만에 반등한 국내 수출 실적과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영세한 팥죽 가게를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12억원 넘게 기부해 온 80대 할머니 소식은 훈훈했다. 반면 ▽디자인 도용 의혹까지 불거진 니콜라는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개설 및 접속 차단을 반복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숨바꼭질 중인 디지털교도소와 ▽툭하면 끊기는 5세대(5G) 투자에 인색한 이동통신사와 한가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코로나19에 재발견된 ‘빨간약’
희소식임엔 분명하다. 코로나19에 초토화되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지구촌의 심정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신호다. 우리에겐 ‘빨간약’으로 더 잘 알려진 포비돈 요오드 액이 코로나19 억제에 효과를 보였다고 전해진 해외 연구진의 분석 평가다. 미국 코네티컷대 사만다 프랭크 의학박사 연구진이 지난 17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코에 뿌리는 포비돈 요오드 스프레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활동을 빠르게 억제했다. 포비돈 요오드 액은 광범위한 살균 효과를 가진 소독약이다. 포비돈 요오드 액을 이용한 코로나19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도 포비돈 요오드를 포함한 약품이 제품군의 코로나19 억제에 99%의 효과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값싸고 대량 생산도 가능한 부분은 포비돈 요오드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감은 금물이란 시각도 나온다. 사람에게 투입하기 위해선 보다 정확한 임상 데이터가 필요한 데, 이에 대한 포비돈 요오드의 분석 자료가 전무하다. 다시 말해 어느 정도의 양을 얼마나 자주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에 대한 지침이 없단 얘기다. 임상연구가 더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포비돈 요오드 액을 코로나19 억제에 사용하기 위해선 세밀한 임상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7개월만에 반등, 활기 띈 수출
간만에 집계된 긍정적인 통계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뒷걸음질쳤던 국내 수출의 회복세가 수치로 확인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7% 늘어나면서 코로나19 발발 이래, 처음이자 7개월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7.7%의 수출증가율은 2018년10월(22.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주력 품목인 자동차(23.2%)와 반도체(11.8%) 등의 성장세는 고무적이다. 지난 5월 -54.2%까지 떨어졌던 자동차의 수출증가율은 반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등 해외 수요의 회복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및 친환경차의 수출 단가 상승이 주효했다. 3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인 반도체의 경우엔 올해 처음으로 수출 90억달러대에 진입했다. 미국과 유럽, 인도 등을 비롯한 모바일 주요 시장이 코로나19 영향이 예상보단 적었던 데다, 재택근무나 홈스쿨링 확대로 늘어난 노트북 수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가전(30.2%)과 2차전지(21.1%) 등도 수출효자 종목에 합류했다. 다만, 선박(-3%), 디스플레이(-1.9%), 섬유화학(-5.3%), 무선통신기기(-11.4%), 석유제품(-44.2%) 등은 여전히 부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19 장기화와 미•중 갈등 문제 등이 여전히 상존하면서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40년 팥죽 인생…12억 기부한 80대 할머니
각박해진 세상이다. 하루 하루 힘겨운 나날에 주위를 둘러보기란 쉽지 않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선 더하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한 자영업자의 기부 소식에 훈훈함이 더해진 이유다. 주인공은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에서 선정한 ‘제20회 우정선행상’의 대상 수상자로 낙점된 김은숙(81)씨다. 김씨는 1976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이란 간판으로 팥죽집을 열고 불우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건넸다. 이후, 그가 현재까지 기부한 규모는 총 12억원을 훌쩍 넘었다. 그의 기부 선행은 힘들었던 가족사와 무관치 않다. 해방 직후, 초등학교 2학년 당시 함경북도 청진에서 모친과 함께 38선을 넘어온 그는 일찌감치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어려운 생활이었지만 10년 전 사별한 남편은 반드시 불우이웃돕기에 나서야 한다며 고집한 기부에 김씨도 발을 들여 놓게 됐다. 여기에 사춘기 시절, 찾아온 딸의 신경장애 치료 과정에서 살펴본 불우이웃들은 그에게 기부를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운명으로 바꿔놓았다. 이렇게 다져진 그의 선행은 입소문을 탔고 2년전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해 온 10명의 감동 기부미담 사례 주인공 가운데 최연장자로 청와대 행사에도 초청됐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담담하다. 올해 우정선행상의 대상자로 선정된 그가 전한 소감도 그랬다.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디자인까지 도용 의혹…역주행 중인 니콜라
끝이 안 보인다. 그것도 역주행이다. 한 때 ‘제2의 테슬라’로 지목된 미국의 수소전기차량 스타트업인 니콜라 얘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6일 소식통을 인용, “니콜라 창업자가 제3자로부터 트럭 디자인을 구매했다”고 폭로했다. 2013년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전 최고경영자(CEO)의 지하실에서 구상됐던 것으로 알려진 ‘니콜라원’ 차종의 설계 초안이 크로아티아 전기차 제조업체인 리막의 트럭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게 골자다. 이 내용은 현재 특허권으로 니콜라와 테슬라가 맞붙은 법정 소송 과정에서 흘러 나왔다. 니콜라에서 먼저 리막의 설계도를 베꼈기 때문에 니콜라 디자인 특허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테슬라의 주장이다. 니콜라는 이달 초 금융분석업체인 힌덴버그리서치로부터 “니콜라는 밀턴의 수십 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업체다”란 보고서가 나오면서 세간을 놀라게 했다. 이로 인해 미 증권거래위(SEC)와 법무부까지 조사에 나서면서 니콜라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창업자인 밀턴 전 CEO는 이런 사기 논란에 이사회 의장직까지 사임했다. 급기야 니콜라를 상대로 한 주주 집단 소송까지 이어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나스닥 상장 이후엔 글로벌 기업인 포드자동차도 추월할 만큼, 가능성을 인정 받았던 니콜라의 향후 행보에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쏠려 있다.
●방심위와 숨바꼭질 중인 디지털교도소
숨바꼭질의 연속이다. 개설된 인터넷주소(URL)을 차단하면 새로운 URL로 또 나온다. 성범죄자나 강력범의 신상정보 게재로 논란을 불러 일으킨 ‘디지털교도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최근 보여준 술래잡기다. 흉악범에 대한 사법기관의 관대한 처벌 반대를 명분으로 지난해 6월 개설된 디지털교도소 웹사이트는 당초 목적과 달리 동명이인의 자살 등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시키면서 도마에 올랐다. 부작용이 불거지자, 방심위에선 지난달 24일 이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시키자, 디지털교도소는 이틀 뒤에 다른 URL로 나타났다. 특히 재차 등장한 디지털교도소에선 우회 접속 방법까지 안내하면서 네티즌들의 접속을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접속 가능한 방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려놓고 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에 방심위에선 “악성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 등 사법 체계에 대한 문제점은 공감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범죄자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 역시 또 다른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재개설된 디지털교도소를 차단시켰다. 하지만 그 동안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측에서 보여준 이력을 감안하면 또 다른 URL로 개설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방심위에선 “운영자가 지속해서 URL을 변경할 수도 있기 때문에 향후에도 중점 모니터링을 계속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툭하면 5G 끊기는데…투자 줄인 이통사와 한가한 과기부
“요금부터 토해내라”, “소비자가 봉이냐”, “집단소송감이다.” 배신감은 극에 달한 듯 했다. 함량미달인 5G 서비스에 국내 이통3사의 인색한 투자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성토다. 5G 연결의 핵심인 실내〮외 기지국과 무선국의 구축 상태가 기대 이하로 속속 밝혀지면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시도별 5G 옥내 기지국 및 장치 구축현황’에 따르면 지난 달 11일 준공 신고 기준, 전체 무선국 대비 실내 무선국 수는 2.9%에 그쳤다. 실내 기지국 구축이 가장 부진한 통신사는 LG유플러스로 부산•대구•광주•울산•강원•전남•경북•경남 등 8개 시도에서, SK텔레콤은 울산과 경북에서, KT는 세종과 충북에서 각각 실내 기지국을 구축하지 않았다. 이통3사는 5G 인프라의 주요 시설인 무선국 신규 구축 건수 또한 부진했다. 올해 상반기 이통3사에서 설치한 무선국수는 2만1,562개로, 전년동기(4만9,388개)에 비해 43.7%에 그쳤다. 1년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4월 당시 “4G인 롱텀에볼우션(LTE) 보단 5G가 최대 20배 빠르다”는 광고 문구로 소비자들을 현혹했던 게 이통3사다. 이 가운데 “일단 5G 망이 안정적으로 깔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과기부 모습에 여론은 냉담하다.
한국일보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