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텀 클래식이 숱한 화제를 뿌리고 막을 내렸다. 대회 첫날엔 대회장 주변을 배회하던 유기견이 공을 물고 도주하는 흔치 않은 일이 벌어진 데 이어, 최종일엔 미디어센터에 도마뱀으로 추정되는 생물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7일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 카일필립스 코스(파72ㆍ6,454야드)에서 막을 내린 팬텀 클래식은 뜻밖의 ‘생물 마스코트’를 얻었다. 1라운드가 열린 25일 대회장에 갑자기 나타나 황정미(21ㆍ휴온스)의 공을 물고 도망친 개가 주인공이다. 황당한 일이지만 대회 관계자들은 유기견으로 보이는 이 개에게 개최지 이름을 따 ‘영암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해외 대회에서 간혹 커다란 새가 공을 물어가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개가 대회장에 난입해 공을 물어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아직 국내 1부투어 대회에서도 개가 공을 물어갔단 얘기는 이번이 처음일 거란 게 대회 관계자들 얘기다. 황정미는 자신의 공을 영암이가 물어가자 경기위원을 불러 해당 사실을 전하고, 다른 공으로 경기를 이어갔다.
영암이는 이날 유현주(26ㆍ골든블루)가 경기하던 18번홀에도 등장했지만 공을 물어가진 않았다. 황정미는 "멀리서 봤을 때 개가 공을 물어 약 40m 정도 앞으로 옮겨놨다"며 "캐디가 공의 원래 위치에 일단 깃발을 꽂아놓은 뒤 경기위원의 판단을 얻었다"고 했다. 대회 관계자는 “2라운드 때도 대회장에 등장한 영암이를 대회장 밖으로 유인하기 위해 간식을 준비했고, 영암이는 다른 코스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최종일엔 간이 시설물로 마련해 둔 미디어센터 내에 길이 10cm정도 되는 도마뱀이 출현했다. 일부 관계자가 깜짝 놀라는 해프닝이 있었으나 구조물 틈을 통해 이내 밖으로 나갔다. 한 관계자는 “대회장이 (농약 등으로)오염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