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유통과정상의 문제로 접종이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접종자가 105명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알레르기, 발열 등 부작용이 나타난 사람은 없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백신 유통과 관리, 사후 소통역량의 부재 등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방역당국이 예방접종 중단 전날인 21일 밤 의료기관에 ‘접종중단’을 통보했는데도 22일과 23일 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각각 34명, 8명이었다. 유통과정에서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것도 문제지만 방역당국과 의료기관 간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안돼 사후 대처에도 실패한 것이다. 더구나 이 백신들은 13~18세에게 무료로 접종될 물량이었지만 이를 넘겨받은 일부 병원들은 돈을 받고 성인들에게도 접종했다고 한다. 이날 질병관리청과 일부 지자체가 발표한 문제 백신 접종자 숫자도 70명 이상 차이가 나는 등 혼선도 빚어졌다.
질병관리청은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오염 가능성은 굉장히 낮고 과도한 불안은 불필요하다”고 밝혔지만 혼란과 불안을 초래한 책임은 적지 않다. 영ㆍ유아와 임산부 접종(무상)은 이날 오후부터 재개됐지만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이유다. 문제가 생긴 백신물량의 상온노출시간ㆍ노출량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신속한 후속조치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주기 바란다.
백신 유통의 여러 문제가 드러난 만큼 차제에 국가가 책임지고 백신을 공급하는 시스템 마련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