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 확산이 더 무서워… 서비스업 고용 2년 내 10~30% 감소할 것"

입력
2020.09.25 15:00
한은 지역경제보고서 설문 분석
서비스업체 86.7% "비대면 확산, 업황에 부정적"

온라인쇼핑 등을 통한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늘어나면서 대면 위주의 기존 서비스업체가 큰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화점ㆍ대형마트 등 도소매업체 중심으로 향후 일자리를 크게 줄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9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소비가 예전보다 더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 2~7월 중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1년 전 대비 평균 증가율은 30.3%나 됐다. 이는 2018년 21.7%, 2019년 22.2%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구ㆍ경북과 수도권에서 비대면 소비 비중이 더 크게 늘어났다.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서비스업체 대부분은 업황 악화를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금융업을 제외한 서비스업체의 86.7%가 비대면 소비 확산은 자사 업황에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이들 가운데 46.5%는 매출이 감소하고 25.4%는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늘어난다고 우려했다.

특히 백화점 등 도ㆍ소매업체의 90.6%, 운수ㆍ창고업의 94.4%, 숙박ㆍ음식점업의 89.7%가 비대면 확산은 업황에 부정적이라고 봤다.

이는 서비스업종 고용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 응답 업체의 58.2%가 서비스업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는 업체는 3%에 불과했다.

현재 수준 대비 고용 감소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10~30%를 응답한 비중이 31.6%로 가장 높았다. 또 52.6%는 이런 인력 감축이 2년 안에 일어날 것으로 봤다.

기업의 절반 이상은 비대면 소비 확산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IT 등 인프라 투자ㆍ신사업 모델 개발ㆍ서비스 공정 혁신 등을 핵심 과제로 보고 있었다. 또 기업들의 37.2%는 비대면 소비 확대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 및 규제 완화, 투자 관련 보조금 지급, 세제 혜택 등을 정부에 주문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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