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면서 올해 부동산 시장도 채 3개월이 남지 않았다. 매매가격을 움직이는 변수는 여전히 양방향으로 열려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저금리 기조가 여전하고,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10억원선마저 돌파했다. 반면 '8ㆍ4 공급대책' 등으로 매매 수요가 다소 주춤해지기도 했다.
임대차 시장은 더 안갯속이다.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무엇보다 매물이 사라졌다. 서울은 전세보다 월세 물건이 더 많은 상황이다. "시간이 흐르면 전월셋값이 안정세를 띨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에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4일 부동산 전문가 4명에게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4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있을까.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이하 윤)= 시장에 매물이 많지 않지만, 매수자도 관망세다. '미스매치'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석 이후라고 특별히 달라질 변수는 없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이하 안)=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면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늘 수 있겠으나, 현재와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원(이하 박)=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들썩일 수 있다. 초고가 아파트보다 대출, 세금 규제가 덜하고 여전히 3040세대의 관심도 높기 때문이다. 전월세 급등으로 임대차 시장 수요가 매매로 옮겨갈 수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이하 함)= 당분간 강보합세로 본다. 매매 거래가 줄었으나 근본적으로 대체 투자처가 없다. 부동자금 등을 고려하면 강력한 규제에도 가격이 쉽게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다.
-매매 관망세는 지속될까.
박= 그렇다. 거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도 2,000건을 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소비심리가 떨어졌다는 의미로, 시장 전반이 숨고르기 양상을 띨 것이다.
함= 강남권과 한강권은 숨고르기 상황이지만, 강서구나 노원구 등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실수요자가 집 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윤= 매도자도 조급하지 않고, 매수자도 관망 중이다. 다만 임대사업자 매물량이 변수다. 물건이 많이 나와도 시장이 충분히 소화하면, 오히려 집값이 상승 전환할 수도 있다. 하락까진 예측하기 어렵고, 강보합 수준에서 상승폭이 둔화할 것으로 본다.
안= 특히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시장에선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이다. 매물이 풀리면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당분간 균형이 깨질 것 같지 않다.
-전월셋값 상승세 더 심해질까.
박= 그렇다. 전세 재계약이 늘고 고가 및 재건축 주택 거주요건이 강화되면서 매물 자체가 크게 줄고 있다.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바로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다.
함= 전월세 가격은 떨어질 요인보다 오를 요인이 더 많다. 갭투자 규제가 심해 임대차 매물이 많지 않을 것이고, 3기 신도시 분양 대기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 재계약이 많아지는 데다 아파트 입주 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안= 그렇다. 매물도 없을뿐더러 입주 물량도 많지 않다. 전세 시장의 수요-공급 불균형이 이어지며 임대인의 월세 전환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단지에서도 매물이 극소량이라, 부르는 게 값이다. 전월셋값 상승률이 더 높아질 여지도 있다.
-추석 이후 주의깊게 봐야할 포인트는.
윤= 집값 균형점이 어디서 무너지느냐다. 매수자보다는 매도자의 운신 폭이 넓다. 높은 호가에 팔리면 좋고, 아니면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세금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박= 전세난과 코로나19다. 특히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세입자가 이를 핑계로 집 공개를 꺼리면서, 가뜩이나 마른 전세거래가 더 줄어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함= 분양시장이다. 2기 신도시가 본청약을 시작하고, 강동구 둔촌주공 등 대단지들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으면서 수요자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안= 특별히 없어 보인다. 부동산 내적 요인보다는 오히려 코로나19나 경기 등 외부적 요인을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