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기운이 물씬 풍기는 화창한 날에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금광호수를 찾았다. 호숫가 옆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가 큰 고목 옆에서 촘촘히 잘 만들어진 거미줄을 만났다. 여러 마리의 거미가 나무 주변을 에워싸듯 만들어놓은 거미줄에는 붙어 있어야 할 먹잇감 대신 낙엽 하나가 덩그러니 걸려있었다. 먹이를 학수고대하고 있던 거미에게는 허탈할 지 모르겠지만, 낙엽과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거미줄이 만들어 내는 장면은 한폭으 그림을 연상케 한다. 이 장면을 한참 동안 보고 있으니 가을이 성큼 우리 옆으로 다가와 거미줄에 덜컹 걸려든 기분이다.
이제 새벽 출근길 시내 도로에도 낙엽들이 제법 바람에 날리고 있다. 시나브로 가을이 우리들 옆으로 한 발짝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