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탄진과 세종 조치원을 잇는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노선’ 결정이 대전시와 세종시, 충북도의 첨예한 이견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최적의 대안을 찾기로 합의해 연구용역까지 진행했지만 사실상 중단되고, 수차례 회의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국토교통부가 결정해야 할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24일 행정도시건설청과 3개 시ㆍ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사전타당성 조사를 진행해 최적의 노선을 마련, 내년 상반기 중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키로 했다.
이를 위해 타당성 조사 추진을 위한 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입찰을 통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학협력단을 조사기관으로 최종 선정하고, 10개월 기한으로 용역을 시작했다.
충청권 광역철도는 계룡과 신탄진을 잇는 1단계, 신탄진에서 청주국제공항을 연결하는 2~3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 가운데 1단계는 2024년 개통을 목표로 기본 및 실시설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3개 시ㆍ도가 행복청과 2단계 타당성 조사에 함께 나선 것은 당초 노선이 현재 여건에 맞지 않는다는데 공감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연구용역은 3개 시ㆍ도의 이해관계에 따라 최적안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계획과 달리 지연됐고, 지난 6월 사실상 잠정 중단되며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현재 종점인 대전 반석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14㎞ 연장해 광역철도로 전환하는 방안, 경부선 철도의 ‘적절한 지점’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새로 철로를 깔아 ‘ITX-새마을호’와 같은 준고속으로 달리는 열차를 서울까지 운행하는 방안 등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전시는 세종시가 주장하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의 정부세종청사 연장 방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는 원래 구상대로 ‘신탄진역~부강역~내판역~조치원역’ 노선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충북도는 세종시 방안에 찬성하면서 ‘오송역~청주시내 도심~청주국제공항’으로 노선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개 시ㆍ도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지금까지 10여 차례나 관계자들이 만나 논의를 거듭했지만, 저마다 소속 지자체의 주장을 고수해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지난 16일에도 행정도시건설청 주재로 3개 시.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선안과 관련한 회의가 진행됐지만,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충청권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앞으로 회의를 더 한다고 해도 노선안에 대해 합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 상태로라면 내년 상반기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2단계 노선안을 국토부가 결정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