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철수'냐 '존치'냐... 삼성-LG, 엇갈린 LCD 행보

입력
2020.09.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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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정화면(LCD) 사업에 대한 삼성과 LG의 엇갈린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면 철수의 길을 택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정보기술(IT) 제품용 LCD 패널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선회하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LCD사업을 모두 정리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산업통상자원부에 LCD 사업을 철수하고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로 재편하겠다며 사업재편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8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TCL의 자회사 CSOT에 LCD 모듈을 제조하는 법인인 쑤저우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지분 100%를 10억8,000만달러(약 1조2,759억원)에 매각했다.

관련 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에서도 탈 LCD 움직임이 활발하다. 삼성 계열사 세메스는 최근 디스플레이 일부 사업 부문을 원익IPS에 매각했다. LCD 노광ㆍ세정 사업을 총 820억원에 팔아치운 것이다.

대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QD-OLED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13조1,000억원 규모의 QD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QD디스플레이 설비를 반입했고 연말까지 생산라인 셋업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중에 65인치 QD 패널을 월 3만장 생산하고 2025년까지 생산량을 점차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당분간 노트북 등 중소형 정보통신(IT) 제품용 LCD패널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수익성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 근무 등의 여파로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LCD 패널 출하량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지난 7월 노트북 LCD 패널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한 344만1,000대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에선 독점 생산해온 프리미엄급 TV용 대형 OLED 패널의 영향력을 더 끌어올리는 투트랙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년간 OLED 설비 투자에 22조원을 투입했다. 지난 7월부터는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을 통해서도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OLED 시장까지 중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전략적 변화와 압도적인 기술 차별화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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