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란 "독감 백신, 업체 달라 이미 맞았어도 문제없어"

입력
2020.09.23 10:54
기모란 교수, TBS라디오서 "당일 운송분 폐기 가능성"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가 독감 백신이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것과 관련해 "이미 예방 접종을 맞은 경우에는 운송업체나 조달업체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 교수는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이미 접종이 이뤄진 건 다른 업체에서 운송했고, 돈을 내고 맞는 유료접종은 또 다른 회사여서 상관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회사는 국가의 조달 부분, 즉 무료 백신 분량을 받았다"며 "무료접종 중에서도 13~18세, 중ㆍ고등학생이 접종할 분량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백신 운송은 여러 업체에서 맡는데, 특정 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해 13~18세 무료접종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기 교수는 무료접종 대상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운송업체의 준비 시간이 짧았던 것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올해 국가에서 1,000만 도즈(1,000회 접종분)를 추가 생산했고, 13~18세 연령대는 한번도 무료로 접종해준 적이 없어 이번에 추가된 분량"이라며 "이 회사가 그동안 백신 유통에 관여하지 않았던 회사여서 경험이 좀 부족한 데다 입찰이 많이 늦어져서 준비하는 시간이 짧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신 냉장을 잘 유지하다가 1톤 트럭에 나누는 부분, 맨 마지막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 전에 많은 경험이 있었던 업체들은 냉장 유통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텐데 (해당 업체는) 마지막까지 챙기지 못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해당 업체가 500만명 분량의 유통을 담당하긴 했지만, 이 분량 전부가 폐기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500만 도즈 중 그날 어떤 게 운송된 건지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500만 도즈 전체에 대해 예방 접종을 멈추게끔 한 것"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겠지만, 500만 도즈 전체는 아니더라도 그날 운송한 부분에 대해서는 폐기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