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날 인명구조ㆍ주경야독 박사학위… 대전소방관 맹활약

입력
2020.09.22 14:48
119구조단 신상규 소방경 물에 빠진 학생 구해
임재만 소방위 소방사무법 연구로 법학박사 취득


비번 중 산책하던 소방관이 물에 빠진 학생을 구했다. 공부하는 구급대원은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전지역 소방관들의 활약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119특수구조단 현장기동대에서 활동하는 신상규 소방경은 비번이던 지난 20일 낮 12시40분께 서구 흑석동 노루벌 캠핑장 인근을 산책하던 중 여러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외침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10대 학생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이 보였다.

지체없이 물에 뛰어든 그는 의식을 잃어가던 학생을 구조한 후 기도를 막고 있던 이물질을 제거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학생은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다. 그의 침착하고 재빠른 조치가 어린 생명을 구한 것이다.

신 소방경은 1급 응급구조사와 수상인명구조원 자격을 갖추고 구급대원으로 시작해 현재 20년차 구조대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소방공무원으로 당연히 할일을 했을 뿐"이라며 "주변에서 도와준 시민들께 감사들이고 앞으로 시민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소방서에 근무하는 임재만 소방위는 일선 구급대원으로 일하면서 학업에 정진해 최근 충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논문은 '소방사무에 과한 공법적 연구'로, 화재와 재난, 재해, 각종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는 대표적인 안전보호수단 중 하나인 소방사무의 조직ㆍ작용ㆍ구제법 등 전반을 다루고 있다.

임 소방위는 2004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돼 16년동안 일선 119 구급대원으로 근무하면서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켜 하트세이버를 수상하고, 올해 초에는 대구에 파견돼 확진환자를 이송하는 등 코로나19 방역활동에도 참여했다.

그는 학위논문에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과 소방사무에 대한 국민의 권리구제 범위 확대 등을 다뤘다. 소방실무에서는 광범위한 행정작용이 이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행정법학에서는 소방사무를 사회 위험방지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경찰행정의 한 부분으로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어 소방사무의 특수성을 반영한 법리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대에는 국가에 의한 안전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소방사무의 합리적인 운용을 위한 법체계 정비, 손해의 공평하고 타당한 분배 실현을 위한 소방행정법 정립, 소방사무의 안정적이고 균등한 제공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 등을 강조했다.

임 소방위는 "앞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사무를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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