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US오픈 대회장 윙드풋 골프클럽(파70)이 미국 남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타이거 우즈(45)와 필 미켈슨(50)에 첫날부터 굴욕을 안겼다. 코스 공략에서 애를 먹은 두 선수는 2라운드에서 완벽히 살아나지 못한다면 모두 컷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 대회 16번째 우승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승(83승)에 도전하는 우즈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오픈 첫날 3오버파 73타를 기록, 공동 71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US오픈 패권만 없는 미켈슨은 전체 홀의 절반이 넘는 10개 홀에서 파를 지켜내지 못하며 9오버파 79타로 공동 142위에 머물렀다.
우즈는 연습라운드에 이어 실전에서도 티샷이 흔들렸다. 개막 전 미국 언론은 실제 경기에서도 티샷이 자주 러프에 빠지면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모습이다. 이날 우즈는 페어웨이 안착률이 43%에 불과했고, 그린 적중률도 50%에 그쳤다. 티샷이 살짝만 빗나가도 깊은 러프에 볼이 묻혀 다음 샷을 제대로 하기 힘든 이번 대회장 공략에 실패했다. 버디도 5개를 잡아내며 힘을 냈지만 막판 17번홀(파4)과 18번홀(파4)에서 공이 러프에 묻히는 바람에 고전하다 각각 보기와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그는 경기 후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며 “경기 중반까지 좋은 퍼트를 많이 했지만, 초반에 그럭저럭 때려냈던 티샷이 후반에는 다음 샷이 하기에 어려운 곳으로 갔다”고 했다.
미켈슨은 사정이 더 안 좋다. 1, 2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시동을 거나 했더니 거기까지였다. 이후 단 한 개의 버디를 잡아내지 못하고, 무려 10개 홀에서 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적어냈다. 3~5번홀에서 내리 보기를 범한 뒤 8번, 10번, 13번홀에서 또 보기를 범했고, 14번홀에선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이후 나머지 4개 홀 가운데 16번홀에서만 파를 지키고 모두 보기를 기록했다.
선두는 대회장을 제대로 공략한 저스틴 토마스(27)다. 토마스는 버디를 무려 6개 잡았고, 보기는 한 개로 막으며 5언더파 65타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한국의 임성재도 버디 2개를 보기 2개와 맞바꾼 무난한 활약으로 공동 22위에 올라 이 대회 첫 컷 통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