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 거부에 돌입하는 민주노총 전국택배연대노조가 "택배기사들이 힘들어 죽겠어서 사비를 걷어 분류 도우미를 부를 정도"라며 '부분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태완 택배노조 위원장은 17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에서 "택배 회사들 중 분류 작업을 별도 노동자를 채용해 담당하게 하는 회사는 전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모든 택배 노동자가 분류 노동을 하고 있는데, 극히 일부에서 도우미를 사용하긴 한다"며 "회사에서 비용을 대주는 것이 아니라 기사들이 힘들어서 자구책으로 동료들과 돈을 모아서 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택배기사들은 하루 15시간 이상을 일하고 이중 분류작업에만 6~7시간을 할애한다. 하루 1인당 분류 물량은 통상 250개 정도였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하루 평균 350개로 늘어나 업무 부담이 더 과중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구마다 레일에 택배가 한꺼번에 내려오면 기사들이 다 붙어서 그 물건을 내리게 된다. 옆에 동료 것도 내리기도 하다보니 실제 분류 양은 자기 배송분보다 더 많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택배노동자 약 5만 명 중 이번 부분 파업에 동참하는 노조원은 4,300여명이다. 노조원들만 분류작업을 거부하면, 다른 택배기사가 분류 작업을 떠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각자 택배기사들이 맡는 물건들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실제로 그러기는 어렵다"며 "참여하는 이들도 집하배송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분류만 안 하는 것이라 그런 우려는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으면 계속 과로사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완벽하게 예견된 상황"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