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포르쉐 참다랑어'… 국내 첫 육상수조 수정란 생산

입력
2020.09.17 13:49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수정란 10만개 생산 성공
"호주ㆍ일본 이어 세계 3번째 쾌거"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2013년부터 대형육상수조(2,500톤 규모)에서 양식해온 참다랑어 어미를 활용해 수정란 10만개를 생산했다고 17일 밝혔다.

육상 수조를 활용한 수정란 생산은 국내 최초이자 호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이룬 쾌거라고 도수자원연구소는 설명했다.

수자원연구소는 수정란 생산을 위해 지난달 초ㆍ중순쯤 연구사가 수중 잠수해 유영하는 참다랑어에 작살총을 사용해 원거리에서 호르몬칩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산란을 유도했다.

그 결과 지난달 7일부터 14일까지 참다랑어 수정란 10만개를 확보했다. 확보한 수정란은 실내수조 2곳에서 자체 부화실험을 진행하는 한편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제주수산연구소)에 4만개를 분양했다.

수자원연구소의 참다랑어 연구는 2010년 국내 참다랑어 회유경로조사를 위한 시험조업을 실시하면서 시작해 2011년에는 중간종자(2kg짜리 일본산 100마리)를 구입해 해상 가두리 사육시험을 했고, 끌낚시로 자연산 중간어 137마리를 포획해 육상 소형 사육수조에서 키우는 연구를 진행했다.

2012년부터는 국립수산과학원의 협조로 지중해 국가 몰타에서 대서양참다랑어 수정란을 이식해 인공종자생산 시험연구를 시작, 2014년 1만 마리의 종자(5~6cm/마리)를 생산해 해외 이식 수정란을 활용한 종자생산 기초기술을 습득했다.

하지만 연구를 거듭할수록 ‘바다의 포르쉐’라고 불릴 정도로 잠잘 때마저 계속 헤엄치는 참다랑어의 활동성을 고려하면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어미로의 양성과정에서 적조,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 사육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에 따라 수자원연구소는 2011~2013년까지 2년간의 공사로 지름 20m, 깊이 9m가 되는 용량 2,500톤 규모의 대형 육상수조를 건립하고, 2013년 12월 국립수산과학원으로부터 5kg 크기 중간 참다랑어 41마리를 수용, 참다랑어 육상양식에 대한 본격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수용한 참다랑어는 현재 150kg 이상의 어미로 성장해 올해 수정란 생산에 활용했다.

활동력이 매우 강한 참다랑어를 해수여과시스템, 겨울철 온도유지설비(히터펌프), 산소공급 등 최적의 조건을 만든 육상수조에서 7년간 사육해 어미로 성장시킨 참다랑어를 활용해 2017년부터 수정란 생산에 집중한 결과 국내 최초로 수정란 생산에 성공했다.

세계적으로 참다랑어는 자원량 감소 어종으로 쿼터제를 적용하여 어획량이 제한되고, 현재는 인공종자생산 체계를 잡은 일본만이 양식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 등 신흥시장의 수요증가와 맞물려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로 참다랑어 양식은 새로운 미래성장 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다.

박대원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연구사는 “참다랑어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어종으로 양식관련 기초기술 확립이 산업화에 필수적이고 이번에 확인된 육상양식과 수정란생산 가능성과 함께 앞으로 종자생산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국립수산과학원 등 국가연구기관과 협업으로 양식산업화를 앞당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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