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현장에서 착취를 당한 여성들을 보호하고 심리적 안정과 자활을 돕는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가장 인권을 보장해야할 기관의 대표가 시설 입소자와 상담 활동가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감독기관인 여수시는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내 성매매피해여성쉼터 직원 김모(여성인권활동가)씨는 15일 오전 여수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인권의 보루이자 상징인 기관에서 수년간 인권 탄압과 갑질, 폭언, 폭력이 이뤄졌다"며 "인권보호기관이 인권의 사각지대였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여성인권센터 법인 대표 A씨는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처지를 악용하고 자신의 권위를 내세워 위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피해 여성들이 보호 받기는커녕 인권을 유린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 따르면 A씨는 평소 피해 여성들에게 "XX년"하며 욕설을 퍼붓고 "말을 듣지 않으면 잘라버린다"며 뺨을 때리기까지 했다. A씨는 여성자활센터를 찾은 방문자에게 피해 여성을 불러놓고 과거 성매매 여성이었다는 점을 아무렇지도 않게 공개적으로 노출해 피해 여성이 자해를 한 적도 있었다고 김씨는 전했다.
A씨는 업무시간 외에도 피해 여성에게 자신의 아들에게 보낼 반찬을 만들 것을 종용하며 퇴근을 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피해 여성이 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식당 일을 하다 심한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 가려하자 치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는 사례도 설명했다. 김씨는 "피해를 당한 여성들은 알코올 중독과 대인기피, 자해 등 트라우마에 의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이 제기한 상습 갑질ㆍ폭언 의혹에 대해 A씨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여수시는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와 직원 등을 상대로 사실 파악에 나섰다.
김씨는 여성가족부와 전남도, 여수시, 시의회,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 센터를 감사해 줄 것과 경찰 수사를 요구했다. 김씨는 "법인 대표에게 내용 증명도 보냈지만 수취를 거절해 어떤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철저한 진상을 통해 마지막 절벽에 서있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조금이나마 나은 상황에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