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 의혹을 받는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공격 사건과 관련, 프랑스와 스웨덴 당국도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됐다고 확인했다. 처음 독극물 테러 의혹을 제기한 독일 정부와 같은 결과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14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2일 독일 정부는 연방군 연구시설 검사 결과, 나발니가 구 소련 시절 군사용으로 개발된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의 반론과 자료 공개 요구가 이어지자 독일 정부는 프랑스와 스웨덴 연구소에 별도 검사를 요청했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도 나발니에게서 채취한 샘플을 보냈다고 말했다.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에 중독됐다고 인정한 국가가 3곳으로 늘면서 독살 시도 의혹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고,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독살 시도 사건 때에도 서방국가들은 러시아 정보요원에 의한 노비촉 공격으로 결론짓고 제재를 강화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 측에 거듭 해명을 요구하며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번 살인미수 사건의 정황과 책임자를 지체없이 밝혀야 한다"면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뒤 독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7일 의식을 찾고 회복 중이다. 그를 치료 중인 독일 샤리테병원 측은 이날 "나발니 상태가 호전돼 현재 간단한 거동이 가능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