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할 정도의 굉음과 함께 차가 흔들리더니 시동이 뚝 꺼지는데 당시엔 너무 무서웠어요. 대체차량도 차 수리 후 나온 재출고 차량도 똑같은 증상이 나오는데 제조사 측은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경기 이천에서 만난 김모(54·여)씨는 올해 6월 4일과 7월 31일에 발생한 일을 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올 3월 장기임대를 통해 아우디A6 차량을 운행해 왔다. 별다른 문제없이 지내던 중 지난 6월 4일 경기 광주시 지인 집에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주차장에 들어 선 직후 뭔가가 폭발할 듯한 굉음과 함께 차량이 흔들리더니 시동이 뚝 꺼져버린 것이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김씨는 잠시 후 다시 시동을 걸었지만 이내 또 꺼졌다. 시동꺼짐은 그 자리에서 3차례나 반복됐다. 시동 꺼짐은 같은 날 오후 집 앞에서 또 발생했다. 이때도 2차례 각 3번씩 모두 6차례의 시동 꺼짐이 반복됐다.
김씨는 앞서 제조사 측으로부터 ‘차량에 문제가 있으니 A/S 받으세요. 6월 7일까지 서비스센터에 입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떠올라 차량을 판매한 아우디코리아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차를 입고시켰다.
하지만 대체 차량으로 받은 같은 기종의 아우디 A6 차량은 물론 재출고 된 기존 A6 차량 역시 시동꺼짐 현상이 반복됐다. 신사동4거리 대로 한복판에서도 시동이 꺼진 적이 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이에 김씨는 더 이상 A6 차량을 이용할 수 없다며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제조사 측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한 상태다.
김씨는 “처음에는 제가 차량을 잘못 작동해 그랬나 싶었는데 대차는 물론 재출고 된 차량도 고쳐지지 않았다”며 “하루에 10번, 3개월 동안 20번 넘게 시동꺼짐 현상이 일어나는데 말이 되느냐”고 했다.
이어 “'레몬법'에 중대한 결함이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환불 교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환불을 요청했는데 제조사 측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차만 타면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등 내 목숨 걸고 A6 차량을 더 이상 탈 수 없다”고 말했다.
장기임대 중인 A캐피탈 측은 “우리는 금융비용에 대한 부분만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사고가 아닌 차량 결함 등에 대해선 제조사 측과 고객이 직접 풀어야 한다”며 “다만 고객이 현재 차량을 운행하지 못하고 있어 금융비용 지급을 유예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 A6 차량을 판매한 담당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차도 지원해 줬지만 해당 고객이 차량에 대한 불안감이 생겨 환불을 요청한 상황으로 현재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더 이상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