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잠잠하면 우리가!...이강인ㆍ이승우ㆍ권창훈ㆍ황희찬 다 터진다

입력
2020.09.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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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을 맞은 유럽파 태극전사들이 ‘부활의 계절’을 맞았다. 한국 축구 간판 손흥민(28ㆍ토트넘)이 잠잠하면, 다른 곳에서 팡팡 터뜨린다. 스페인에선 이강인(19ㆍ발렌시아), 독일에선 권창훈(26ㆍ프라이부르크)과 황희찬(24ㆍ라이프치히), 벨기에의 이승우(22ㆍ신트트라위던)까지 모두가 득점포인트를 올리며 새 시즌 희망을 밝혔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축 유럽파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뚫고 개막한 각국 2020~21 시즌 초반 맹위를 떨치고 있다. 14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서 에버턴을 상대한 손흥민이 눈에 띄는 활약을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팀의 0-1 패배를 지켜봤지만, 다른 한국인 유럽 리거들이 같은 날 맹위를 떨친 모습에 국내 축구팬들은 반색했다.

국내 팬들은 이날 경기를 치른 유럽파 선수 가운데 이강인과 이승우의 부활을 특히 반긴다. 이강인은 14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린 레반테와의 2020~21시즌 라리가 1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전에만 2개의 도움을 기록, 팀의 4-2 역전승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 발렌시아 1군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했던 이강인은 새 시즌 시작부터 공격포인트 2개를 뽑아내며 우려를 씻어냈다. 2018~19시즌 라리가에 데뷔한 이후 통산 2골 외에 도움은 올리지 못했던 이강인은 이날 프로 데뷔 후 첫 도움을 기록했다.

개막전부터 하비에르 그라시아 신임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은 그는 새 시즌 발렌시아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할 가능성을 크게 키웠다. 발렌시아는 이날 전반 1분과 36분 호세 루이스 모랄레스에게 실점하며 끌려 다녔지만, 두 번의 실점 이후 이강인이 매번 동점골을 도와 두 차례나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전반 12분 오른쪽에서 코너 키커로 나선 이강인은 반대편 골대 쪽으로 달려 들어가던 가브리에우 파울리스타의 머리에 공을 정확히 배달해 1-1 동점골을 거들었고, 팀이 1-2로 뒤지던 전반 39분에는 속공 상황에서 막시 고메스에 절묘한 어시스트를 전달하면서 2-2 동점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를 발판으로 팀은 4-2 쾌승을 거두며 새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벨기에에선 이승우가 날았다. 이승우는 이날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의 스타이언에서 끝난 2020~21시즌 주필러리그 5라운드 안트워프와의 홈 경기에서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넣었다. 이승우는 경기를 시작한 지 1분도 채 안 돼 파쿤도 콜리디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왼발 대각선 슈팅으로 자신의 시즌 첫 골이자 벨기에 무대 데뷔골을 뽑아냈다. 이승우는 이후 안트워프의 동점 골로 1-1 균형을 이루고 있던 전반 22분 상대 수비 실수로 만들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추가 골을 터뜨렸다. 팀은 2-3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승우로서는 유럽 무대에서 모처럼 골 맛을 보면서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전날 황희찬(24ㆍ라이프치히)이 득점 소식을 알린 독일 무대에선 프라이부르크서 한솥밥을 먹는 권창훈(26)과 정우영(21)이 승리를 합작했다. 프라이부르크는 만하임과의 DFB포칼 1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특히 권창훈은 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페테르센이 머리로 연결하자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만하임 골망을 흔들었다. 같은 날 2부 분데스리가 홀슈타인 킬 소속 이재성(28)도 홈에서 열린 5부리그 팀 리엘라싱겐-아를렌과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팀의 7-1 대승을 견인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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