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33)ㆍ최항(26) 형제가 34년 만의 진기록을 썼다. 한 경기 동반 홈런포다.
최정은 13일 인천 롯데전에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 0-1로 뒤진 4회말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롯데 선발 박세웅의 2구째 133㎞ 짜리 슬라이더를 받아 쳐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25호 홈런이다. 그러자 6번 2루수로 나선 동생 최항도 지지 않았다. 최항은 2-1로 앞선 5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시즌 마수걸이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박세웅의 초구 139㎞ 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두들겼다.
두 선수가 동시에 선발 출전한 경우는 많았지만, 한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을 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경기 형제 동반 홈런은 KBO리그 역대 3번째다. 동일 팀 소속으로는 이번이 2번째다. 동일 팀-동일 투수 상대는 최초다.
청보 소속의 양승관-양후승 형제가 1986년 7월 31일 인천 롯데전에서 역대 최초 동일 팀 형제 동반 홈런 기록을 세웠다. 당시에도 형 양승관이 6회 솔로 홈런으로 먼저 아치를 그려냈고, 벤치멤버로 시작한 동생 양후승이 8회말 형 대신 대타로 들어가 2점 홈런을 때려냈다. 나성용-나성범 형제도 2015년 6월 2일 창원 마산 NC-LG전에서 나란히 홈런을 쳤지만 나성용은 LG, 나성범은 NC 소속이었다.
형제의 쌍포에 힘입은 SK는 롯데를 3-1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SK 선발 리카르도 핀토는 6이닝 동안 4피안타 5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모처럼 승수를 추가했다. 핀토는 지난 7월 3일 롯데전 이후 11경기에서 8패 끝에 올린 시즌 5승(12패)째다. 핀토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한 건 지난 7월 9일 NC전(6이닝 2실점) 이후 2개월 여만이다.
SK 마무리 김세현도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KIA 시절인 2018년 4월 8일 광주 LG전 이후 889일 만에 세이브를 따냈다. 반면 갈길 바쁜 7위 롯데는 SK에 치명적인 연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으로 가는 길이 더욱 멀어졌다.
이날 경기는 2시간 4분 만에 끝나 올시즌 한 경기 최다시간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