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육류 가공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전 규정 미준수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른바 코로나19 '핫스폿'으로 지목돼온 관련 시설에 대한 첫 제재 조치다. 하지만 벌금액수가 1만4,000달러(약 1,660만원)에도 미치지 않는 미약한 수준이어서 보여주기식 행정이란 비판이 거세다.
미국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10일(현지시간) 세계적 축산 가공업체 스미스필드의 사우스다코타주(州) 공장에 1만3,494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OSHA는 해당 공장에 대해 "직원 간 거리 최소 6피트(약 1.8m) 이상 보장, 물리적 장벽 설치, 얼굴 가리개 제공 등의 안전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법적 한도 내 최고액을 부과했다"고 강조했다.
스미스필드는 미국 내 돼지고기 소비량의 5% 이상을 생산하는 대형 업체다. 해당 공장에서만 3,700명의 노동자가 하루 2만마리의 돼지를 도살한다. 그간 이 같은 강도 높은 근무밀도가 코로나19 확산의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4월 이 공장에선 1,294명이 감염돼 4명이 사망했고, 이는 당시 미국 내 최대 집단감염 사례 중 하나였다.
미 정부는 농축산업과 관련분야 가공업 등 코로나19 취약 노동자에 대한 첫 보호 조치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회사의 수익이 수십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많다. 미국 식품산업노조(UFCW)는 "감염된 사람들을 돕거나 추가 감염을 예방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UFCW에 따르면 이날까지 육류 가공업계의 코로나19 피해자는 감염 1만8,000여명에 사망 12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