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영국의 6살짜리 '레모네이드 소년들'의 기부 활동에 적극 동참했다. 오랜 기간 내전에 시달리는 중동의 예멘을 돕기 위해 직접 만든 레모네이드를 파는 아이들에게 '깜짝 기부'를 한 것이다.
미국 CNN방송은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사는 아얀 무사와 미카엘 이샤가 졸리에게서 기부금을 받은 사연을 소개했다. '레모네이드 소년들'로 알려진 두 아이는 지난 7월부터 예멘을 돕기 위해 가판대를 차려놓고 직접 만든 레모네이드를 판매해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한 달 전쯤 졸리가 이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지난주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졸리는 기부금과 함께 동봉한 편지에서 "기부 활동 노력에 감사하고 직접 레모네이드를 사러 갈 수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졸리에게 감사 인사부터 전했다. 자신들의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려 "우리의 뜻에 동참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런던에 들르면 레모네이드 한 잔 마시러 오라"고 했다. 그런데 사실 두 아이는 졸리가 누구인지 잘 몰랐고,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영화 '툼 레이더'를 보여줬다고 한다.
유엔난민기구 특사인 졸리는 중동지역의 갈등과 빈곤에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해왔다. 특히 예멘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졸리는 2018년 한국 방문 당시 박상기 법무장관을 만나 제주도에 체류 중인 예멘 난민을 위한 정부의 지원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난민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예멘은 현재 인구의 절반이 기근에 시달리며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비도 미흡해 역내 최악의 발병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레모네이드 소년들도 예멘의 이 같은 사정을 전해듣고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아얀의 아버지 샤킬 무사는 "아이들이 예멘의 상황을 듣고 깜짝 놀라더라"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처럼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더니 돕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현재 아이들은 친구, 가족과 함께 모금 활동을 해 7만파운드(약 1억7,000만원)를 모았다. 이들은 15만파운드를 모아서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