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뉴스 포털 편집 개입 부적절하다

입력
2020.09.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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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 중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 기자의 카메라에 잡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 원내대표 연설이 카카오에 합병된 다음 포털뉴스 메인에 오른 사실을 보좌진이 보고하자, 대응을 지시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즉시 “언론에 대한 갑질이자 포털 장악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5공 보도지침이 되살아난 느낌”이라고 했다. 이에 윤 의원은 “전날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연설은 뉴스 메인에 안 떴는데, 주 원내대표 연설은 전문까지 떠서 알아보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포털 편집권 침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다음 측은 “이 민주당 대표의 연설도 메인에 배치됐으며, 뉴스 편집을 인공지능(AI)이 담당하고 있어 중립적”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이 현 정부 청와대 언론 담당이었고, 뉴스포털을 다루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이라는 점에서 그의 문자가 ‘언론 통제’라는 비판은 당연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정치 공방이 아니라 언론 자유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논란이 커지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엄중하게 주의를 드린다"고 경고했다.

윤 의원의 행위에 대한 적절성 여부와는 별개로, 이번 일을 계기로 뉴스포털이 영향력에 걸맞은 공정한 뉴스 처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에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 주요 선거 때마다 포털 뉴스 댓글 조작 시비가 끊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때마다 대형 포털은 대책을 내놓았으며 급기야 뉴스 편집권을 AI에 떠넘겼다. 그럼에도 포털의 뉴스 선별 공정성 의혹은 여전하다. 다음 창업자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이날 “AI 뉴스 편집은 설계한 대로 움직일 뿐 중립적이지 않기 때문에 감시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I의 뉴스 편집에 대한 공정성 평가와 뉴스 포털의 중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시스템 마련 작업은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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