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7만명 넘게 줄어들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이 미처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구직단념자와 '그냥 쉬었다'는 인구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코로나 재확산 여파가 반영되는 9월 고용지표는 더 크게 악화할 거란 우려가 높아진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2,708만5,000명)는 작년 같은 달보다 27만4,000명 줄었다.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세가 지속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8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긴 고용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취업자 감소폭은 4월(-47만6,000명)을 기점으로 4개월 연속 축소됐으나 7월(-27만7,000명)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특히 8월 고용지표는 광복절 집회 이전인 8월 9~15일에 조사돼, 코로나19 재확산과 이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다음달 발표될 9월 고용동향에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며 "추가 충격 여파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했다.
코로나 재확산이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일부 영역의 고용 충격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구직단념자는 13만9,000명 늘어난 68만2,000명에 달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란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지만, 노동시장 여건을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코로나19로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급증했다는 얘기다.
중대 질병이나 장애 등 일을 하지 못할 사유 없이도 일을 쉬고 있는 '쉬었음' 인구는 246만2,000명에 달했다. 역시 1년 사이 29만명 늘어나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특히 20~40대 쉬었음 인구는 모두 20% 이상 급증했고 이 가운데 20대(43만7,000명)와 30대(29만9,000명)는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30, 40대의 고용 상황은 코로나19 초반보다도 악화했다. 30대 취업자는 23만명 급감하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40대도 18만2,000명 줄며 6월(-18만명), 7월(-16만4,000명) 대비 감소폭이 더 컸다.
이는 30, 40대가 주로 종사하는 산업의 부진 탓이다. 특히 도ㆍ소매업 취업자가 17만6,000명이나 감소하며 7월(-12만7,000명)보다 더 악화했다. 그나마 취업자가 늘어난 산업은 노인 일자리 등이 많은 공공행정ㆍ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5만5,000명)이었다.
정부가 10일 발표하는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이런 고용 충격을 완화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고용안전망 밖에서 실직, 급여감소, 매출악화, 폐업 등으로 고통받는 분들의 생계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취약・피해계층에 대한 촘촘한 지원에 중점을 둔 4차 추경안을 금주 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