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레인지로버, 드라이빙의 열정을 더하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입력
2020.09.08 15:30

레인지로버는 프리미엄 SUV를 대표하는 표현이자, 랜드로버의 프리미엄 디비전을 의미하는 단어로 모든 이의 선망의 대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레인지로버의 전통적인 감성 그 이상의 열정을 바라는 이들은 생각보다 더 많았고, 랜드로버는 결국 그들을 위한 ‘새로운 레인지로버’를 선보이게 된다.

바로 레인지로버보다 더욱 견고하고 탄탄한 차체, 그리고 즉각적인 반응과 드라이빙의 매력을 한껏 강조한 존재,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단 두 세대에 불과하지만 레인지로버 디비전의 투 톱으로 나선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그렇게 수 많은 이들의 마음 속을 흔들고 있다.

2004 /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시작, ‘레인지 스토머’

2004년 랜드로버는 하나의 컨셉 모델을 ‘2004 디트로이트 오토쇼’ 현장에서 공개한다. 감각적인 실루엣과 랜드로버 고유의 디테일을 이어가면서도 컴팩트 3도어 크로스오버로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제시하는 모습이다.

3도어 크로스오버로 제시된 레인지 스토머는 SUV 부분에서는 쉽게 마주할 수 없는 걸윙 도어를 장착하고 있었지만 차량의 전체적인 디테일에 있어서는 레인지로버와의 공통된 부분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레인지로버의 새로운 파생 모델’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모습이었다.

이채로운 디자인, 그리고 또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컨셉을 갖고 있었지만 그 자체가 컨셉 모델이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제원이나 사양 등은 공개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레인지 스토머는 ‘복제 차량’이 등장하기도 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었으며, 또 시장에서는 레인지로버의 새로운 파생 모델이 데뷔할 수 있다는 기대감, 그리고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인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요소였다.

2005-2013 / 레인지로버 스포츠, 역동성을 탐하다

레인지 스토머를 선보인 랜드로버는 곧바로 새로운 차량 개발의 마무리를 지으며 이듬해인 2005년,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초대 모델을 선보인다. 레인지로버가 아닌 디스커버리 3의 섀시를 기반으로 ‘세미 모노코크 섀시’를 개발하며 공차중량은 다소 무겁지만 견고한 움직임과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레인지로버 디비전에 속한 차량인 만큼 차량의 디자인에 있어서는 레인지로버와의 통일된 모습을 제시했다.

직선 중심의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 그리고 특유의 펜더 디테일 및 고유한 실루엣을 고스란히 계승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스포티한 성향을 강조한 만큼 전장이 4,737mm(전기)/4,783mm(후기)로 레인지로버 대비 소폭 짧고, 트렁크 게이트의 각도를 조금 더 스포티하게 다듬으며 레인지로버와의 ‘차이’를 제시했다.

실내 디자인이나 시트 구성 등에 있어서는 당대의 랜드로버가 제시한 감성을 고스란히 이어 받았으며, 전체적으로 레인지로버와 디스커버리 3 사이에 위치한 ‘포지셔닝 특징’이 곳곳에 담겨 있었다. 덕분에 3열까지 시트가 마련되어 있었으며 적재 공간 등의 공간 활요성도 우수했다.

이와 함께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스포츠’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고성능 엔진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2.7L 디젤이나 3.0L 디젤 등과 같은 ‘합리적 모델’도 동시에 마련되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판매 기간 동안 272마력의 V8 3.6L 포드 라이온 디젤 엔진이 마련되었으며 가솔린 엔진 역시 300마력을 내는 V8 4.4L 가솔린 엔진부터 최대 510마력을 발휘하는 V8 5.0L 슈퍼차저 엔진 등이 더해졌다.

강력한 성능에 맞춰 노면 상황에 따라 능숙한 조율 능력을 확보한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고성능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이 보편적으로 적용됐다. 이외에도 디스커버리 3에서 이어받은 터레인 리스폰스 및 랜드로버의 다양한 주행 보조 기술들이 더해지며 ‘주행의 가치’를 한껏 끌어 올렸다.

한편 레인지로버는 2009년과 이후의 소소한 부분 변경 및 디자인 개선 등을 거치며 디자인 및, 파워트레인 역시 새롭게 조율했다. 노후된 엔진을 새로운 엔진 등으로 교체하고, 편의 장비나 안전 장비 역시 새롭게 추가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며 ‘2014년까지의 싸움’을 이끌었다.

2013~ / 완성도의 방점을 찍는 달리는 레인지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2013년 초대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퇴장에 맞춰 데뷔한 2세대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진정한 레인지로버 디비전’의 기반을 얻게 됐다. 바로 레인지로버와 차체를 공유하며 ‘레인지로버의 혈통’을 더욱 강조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차체를 부여 받은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스포츠’라는 고유의 이름을 강조하는 새로운 디자인을 자랑했다. 4,851mm까지 늘어난 전장에도 불구하고 역동성이 돋보일 수 있게 그려진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를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여기에 더욱 세세한 디테일과 유려한 실루엣을 더한 측면과 후면을 통해 차량의 매력을 한껏 끌어 올렸다.

실내 공간 역시 최신의 랜드로버가 제시하는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이어가며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용했다. 이와 함께 레인지로버에서는 쉽게 구현할 수 없던 ‘적극적인 디자인 변화’를 함께 더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레인지로버 스포츠 본연의 가치와 매력을 강조했다.

2017, 2018년 등 데뷔 이후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는 디자인 변경을 거치며 시장에서의 매력을 한껏 강조하는 모습이며 SVR을 비롯해 다양한 에디션 모델과 특별 사양을 연이어 공개하며 ‘프리미엄 SUV의 가치’를 한껏 높였다.

이와 함께 레인지로버 스포츠라는 표현에 걸맞도록 강력한 엔진을 마련했다.

실제 랜드로버를 대표하는 V8 5.0L 슈퍼차저 엔진이 적용되었으며 데뷔 이후 연식 변경 등에 따라 510마력부터 525마력, 550마력으로 상승했고, 지난 2018년의 부분 변경을 거치며 575마력까지 출력을 끌어 올리며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외에도 V6 디젤 엔진 및 가솔린 엔진 그리고 V8 디젤 엔진 등을 통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한편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은 강력한 V8 5.0L 슈퍼차저 엔진과 랜드로버의 기술력, 그리고 파나소닉-재규어 포뮬러 e 팀의 드라이버 중 하나인 ‘호 핀 퉁’의 드라이빙 테크닉 아래 중국의 명소 장가계 통천대로 99굽이와 천문산 999개 계단을 오르는 ‘드래곤 챌린지’에 도전했고, 뛰어난 성능을 기반으로 이를 성공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새로운 시대의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기대하며..

현행의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데뷔한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어느새 경쟁 모델들은 적극적인 세대 교체를 이어가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랜드로버 역시 새로운 세대 교체의 시기에 이르게 된 만큼 향후 데뷔할 새로운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가 제시할 매력과 가치에 귀추가 주목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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