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서도 코로나19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재확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중국은 거의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성장의 기회를 전면적인 경제 활동 활성화로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행사가 바로 9월 4일 개막한 국제 서비스무역 교역회이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현 시기를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로 진단했다. 위기를 어떻게 보느냐는 대응 전략과 구체적인 정책 처방을 내리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중국은 현 국면을 ‘위험’과 ‘기회’로 인식하고 향후 이에 대한 대응 정책을 설계하는 듯하다. 그 방안은 아마도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늘리는 방향으로 짜일 것이다. 즉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극대화하여 코로나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정책적 고민을 심화시켜 나갈 것이다.
중국이 할 수 있는 위기 대응의 수위와 내용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국내 경기를 활성화하고, 국제 무역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이미 국제 경제에 깊숙이 편입해 있다. 따라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국내와 국제를 나눠서 그 활성화에 두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 특히 중국은 거대 내수 시장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대외무역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구조이다. 그러므로 지금처럼 국제 무역이 단절되거나 정체된 상황에서 국내 경기만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 활성화에는 일정한 한계를 지닌다. 중국 입장에서는 국내 경기 못지않게 국제 경기의 재부상도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국제 서비스무역 교역회에서 ‘협력(合作)’이라는 메시지를 국내외에 던졌다. ‘협력’을 통해서 국내와 국제를 연결하는 중국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이 국제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다름 아닌 “개방과 포용의 국제 협력 환경을 공동으로 만들어가자” “혁신이 이끌어가는 협력의 동력을 공동으로 만들어가자” “협력과 윈윈의 국면을 협력하여 공동으로 열어나가자” 등 세 가지이다. 중국이 국제사회와 ‘협력’의 의지가 있고, 또 ‘협력’하고 싶다는 의향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그 ‘협력’의 대상은 국제사회라고 하지만 결국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이다. 그리고 이러한 중국의 의지는 온라인 회의, 대면 회의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 수 차례 강조하는 이른바 다자주의, 자유무역의 강조로 외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의도와 달리 미국은 오히려 중국에 대한 거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내 중국 외교관의 행동 제약, 중국의 국비유학생 파견 제한, 반도체 산업을 고사시키기 위한 SMIC 규제 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중국의 산업 숨통을 끊어놓기 위한 반도체 규제가 더욱 심화되면 중국도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위험’과 ‘기회’가 병존한다는 중국의 상황 인식과 달리 ‘위험’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중국은 “중국의 미래는 훨씬 좋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현 상황을 헤쳐나가고 국제사회와 ‘협력’으로 이 국면을 넘으려고 한다. 그러나 ‘협력’의 손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정말로 다자주의 무역체제에서 이탈한다면 국제 자유무역의 전망은 더욱 어두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도 면밀하게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