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흥국생명 3-0 완파하고 3년 만에 정상 탈환

입력
2020.09.05 16:12


GS칼텍스가 '흥벤저스(흥국생명)'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GS칼텍스는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ㆍMG새마을금고컵 대회 결승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0(25-23 28-26 25-23)으로 완파했다. 3년 만에 컵대회 정상에 오른 GS칼텍스는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역대 여자부 최다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반면 준결승까지 4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압도적인 질주를 이어간 흥국생명은 10년 만의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과 '슈퍼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를 보유한 흥국생명은 이번 대회 '1강'으로 꼽혔다. 그러나 김연경, 이재영의 공격에 지나치게 의존한 게 독이 됐다.

GS칼텍스는 국내 최장신 선수인 메레타 러츠(206㎝)와 문명화(189㎝) 등 블로커들을 앞세워 흥국생명의 레프트 공격을 봉쇄했다. 당황한 흥국생명은 결국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GS칼텍스는 러츠(25점)-이소영(18점)-강소휘(14점) '삼각편대'가 고르게 활약했다. 특히 러츠는 블로킹 4개를 잡아내며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서브(3-1)와 블로킹(11-9) 싸움에서도 흥국생명을 앞섰다.

GS칼텍스는 첫 세트부터 흥국생명의 무실 세트 행진을 저지하면서 이변을 예감했다. 1세트 중반까지 2∼4점 차로 끌려가던 GS칼텍스는 러츠가 김연경을 가로막아 17-17 동점을 만들고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러츠는 공격에서도 22-21에서 연속 포인트를 터트렸다. 김연경은 러츠에게 고전하며 1세트에서 단 2득점에 에 그쳤다.

2세트 들어 오더 변경으로 러츠에게서 풀려난 김연경의 위력이 살아났다. 16-17, 17-18에서 연이어 위력적인 고공 강타를 꽂아 넣고, 21-20에서는 강력한 중앙 후위 공격을 터트렸다. 그러나 기세가 오른 GS칼텍스는 러츠가 이재영을, 이소영이 루시아 프레스코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 단숨에 24-22로 승부를 뒤집었다. 흥국생명은 힘겹게 듀스로 끌고 갔으나 26-26에서 강소휘에게 연속 공격 포인트를 허용하고 2세트마저 내줬다. 3세트도 23-23, 접전으로 흘렀으나 이소영이 마지막 2점을 책임지며 GS칼텍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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