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줄이려 관세 폭탄까지 터뜨렸으나 현실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늘었다. 중국을 '역사상 가장 큰 도둑'이라고 부르며 대미 수입을 늘리도록 강하게 몰아붙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미국 상무부 산하 센서스국에 따르면 7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16억2,000만달러(약 37조 7,200억원)로 전년도 7월(328억달러)보다 3.46% 줄어드는 데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대중 보복 관세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적자 문제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던 2016년 5월 대선 유세 당시와 비교하면 무역적자가 9.15% 증가했다.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인디애나주(州) 포트웨인에서 열린 유세에서 "중국이 우리나라(미국)를 등쳐먹고 있고 그것을 내버려 둘 수 없다. 중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도둑이다"라고 비판했다. 취임 후 트럼프는 2018년 대규모 관세인상으로 무역전쟁을 시작했고 올해 1월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중국에 미국산 수입 확대를 요구했지만 대중 무역적자에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다.
올해 1분기 대중 무역적자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과 관련 SCMP는 미국 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크리스틴 맥대니얼 조지메이슨대 메르카터스센터 선임연구원은 SCMP에서 "무역적자가 줄어든 것은 미국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를 위한 폐쇄 기간 동안 소비를 줄이고 있어서 수입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경제의 전반적인 방향이 암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