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두기 2.5단계 연장...조금만 더 참자

입력
2020.09.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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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를 13일까지 일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400명대까지 치솟던 일일 확진자 숫자가 나흘째 100명대로 떨어졌으나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 어려운 까닭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성급하게 완화해 위기를 초래하기보다는 확실한 반전 국면을 만들 때까지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거리 두기 강화 연장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선 1차 시행 때 빠졌던 수도권의 프랜차이즈 빵집이나 아이스크림ㆍ빙수 전문점도 배달과 포장 영업만 가능하도록 보완했다.

정부가 방역의 고삐를 죄어야 한다고 판단한 건 현 상황이 언제든 폭발적인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만큼 살얼음판이기 때문이다. 이날도 신규 확진자는 198명으로 여전히 세 자릿수였다. 수치뿐 아니라 내용을 들여다봐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이날 기준 위중ㆍ중중 환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인 157명을 기록했고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환자 비율 역시 최근 2주간 무려 24.4%에 달했다. 현 방역 체계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 치달을 가능성이 엄존하는 것이다. 서울 사랑제일교회나 광화문 집회 외에도 충남 청양군 김치공장, 경기 가평군 리앤리CC골프장 등 산발적 집단감염 사례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걱정은 현재의 사회적 거리 두기 준3단계 조치가 장기간 이어지거나, 이 수준으로 확산세를 잡지 못해 완전한 3단계로 강화하는 상황이다. 방역에 이어 경제까지 무너지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철저한 방역수칙 이행이 중요하다. 코로나시대엔 주말에도 집에 머무는 게 가장 효과적인 휴식이자 방역이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시민이 생활방역의 주체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도 유언비어와 가짜뉴스에 현혹돼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노고를 수포로 만들고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이들이 있어 개탄스럽다. 나보다 우리, 개인보다 공동체를 생각해 방역에 동참하는 것만이 코로나19와 맞서는 최선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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