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에 책임이 있다고 지목된 두 사람의 엇갈린 태도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들에게 거듭 사죄의 뜻을 밝힌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막성전 총회장과 오히려 정부를 향해 사과를 요구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총회장은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김미경) 심리로 이날 열린 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을 통해 “국민들에게 건강상의 염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 신도를 기점으로 코로나가 확산한 올해 2월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엎드려 사죄드린다"며 두 차례 큰절을 한 바 있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로 기소된 상태다. 이외 횡령과 업무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반면 '2차 집단감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8ㆍ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전 목사는 전날 퇴원하자마자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달 동안 시간을 줄 테니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전 목사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와 저희 교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근심을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문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전 목사는 "(정부가)우한 바이러스를 우리에게 뒤집어씌워 사기극을 펼치려 했지만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 덕분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한 달 동안 국가 부정과 거짓 평화통일 선동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이후부터 목숨을 던지겠다.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양성으로 병원으로 이송되는 당시에도 마스크를 턱에 걸쳐 쓴 '턱스크' 상태로 웃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론의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