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는 메콩강 유역 국가들이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과 함께 자연재해 극복을 위한 정보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메콩강 상류에 위치한 중국 댐들이 가뭄을 초래한 근본 원인으로 의심되지만, 일단 현 단계에서 실행 가능한 자구책부터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베트남과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등 4개국으로 구성된 메콩강위원회(MRC)는 3일 페이스북과 메콩강 조기 홍수 경보 및 가뭄 감시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개별 국가가 제각각 파악하고 있는 강의 흐름 등 기초 정보를 일원화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역내 국가들과 공유하는 식이다.
우선 강물 수위와 강우량을 감시ㆍ수집하기 위해 강의 주요 통로 22곳에 관측소가 설치된다. 여기서 일괄 수집된 각종 정보는 MRC를 거쳐 4개국 정부에 전파되며, 페이스북은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지역 주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MRC 관계자는 “홍수와 가뭄에 노출된 지역민들이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메콩강은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쳐 수면이 최저 수위까지 떨어졌다. 이에 MRC는 지난달 24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까지 불러 화상 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11개의 중국 댐 정보를 투명하게 MRC와 공유하겠다”며 그간 고수해온 비공개 방침을 철회했다. 하지만 메콩 유역 국가들은 “공개 시점과 방식이 여전히 불분명하다”면서 중국을 계속 압박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