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파국 치닫나... 전공의ㆍ전임의ㆍ의대생 하나돼 파업

입력
2020.09.01 12:12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학생부터 교수까지 4대 의료정책 철회 요구
의대협은 국시 거부 재확인, 일부 병원 업무중단
의료체계 붕괴 '초읽기' 상태


정부가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일주일 연기하며 한 발 물러섰지만, 전공의ㆍ전임의ㆍ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은 오히려 더 똘똘 뭉쳐 정부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의정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젊은 의사들의 공백으로 의료 시스템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들이 하나되어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린다"고 밝혔다. 정부의 '4대 의료정책 철회'에 동감하면서도 각각 따로 활동해온 세 주체가 공동 비대위를 꾸려 정부에 더욱 강경히 맞서겠다는 의미다.

그간 인턴ㆍ레지던트로 구성된 전공의는 대전협, 전문의 자격증 취득 후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의사인 전임의(펠로)는 전국전임의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정부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또 의대생들은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를 통해 국시 거부와 단체 휴학 등의 집단행동으로 정부에 각을 세워왔다.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밤새워 수술하던 전공의를 고발하는 등 공권력 남용과 불통으로 매번 상황을 악화시키고만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폭압적 공권력 남용을 멈추고 범의료계투쟁위원회와 성실한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지성 전임의 비대위원장과 조승현 의대협 회장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함께하는 젊은 의사로 현 사태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전공의의 곁을 지키겠다"며 무기한 파업에 끝까지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의대협은 일주일 연기된 국시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조 회장은 "어제(8월31일) 정부 브리핑에는 4대 정책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에 우리의 기조에도 변화가 없다"며 "국시 거부와 동맹 휴학은 변화없이 지속된다"고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1일부터 시행예정이었던 국시 실기시험을 일주일 뒤인 8일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전격 연기했다. 파국을 막고 대화의 틀로 의료계를 끌어들이려는 정부의 포석이었으나, 이날 젊은 의사들의 공동 집단행동으로 무색해졌다. 의학대학 교수들까지 후배 의사와 예비 의사를 지지하면서 의정 갈등은 자칫 파국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이날 일부 병원들이 정부 정책 절회 등을 요구하며 업무 중단까지 결의한 상태여서 의료체계 붕괴 가능성 등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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