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국내 업계 최초 천연가스 액화 기술 선급 인증

입력
2020.09.01 14:01
미국·호주 등만 보유하고 있던 고급 기술 국산화
기존 공정 대비 전력 소모 13% 감축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EPC 회사로 발돋움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대형 해양 설비의 핵심인 '천연가스 액화공정' 기술 개발에 성공, 미국 선급인 ABS로부터 상세 설계 인증을 획득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인증 획득으로 그동안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선진 엔지니어링사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기술료 지급, 장비 선정 제약 등에 소요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독자 액화 공정 설계가 가능한 EPC(설계·조달·시공의 원스톱 제공) 회사로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액화공정은 상온에서 냉매를 이용해 기체상태의 천연가스를 영하 160도 이하로 냉각해 액화시킴으로써 보관 및 운송을 가능하게 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핵심 기술이다. 지금까지 이 기술은 액화 과정에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해 미국, 호주 등 해외 일부 선진 엔지니어링사만이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중공업은 2018년부터 친환경 LNG의 수요·공급 증가를 예상하고, 세계 최초·최다(3기) FLNG(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정제해 액화시켜 저장·하역할 수 있는 해양 플랜트 설비) 건조 경험 등을 바탕으로 연구 개발에 힘써왔다.

그 결과 메탄(CH₄)과 질소(N₂)를 냉매 가스로 활용해 팽창 공정을 세분화하고 냉매 양을 최적화함으로써, 기존 가스 팽창 액화공정 대비 1톤의 LNG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력소모를 최대 13%까지 낮추는 등 경제성 높은 독자 액화 공정을 3년만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삼성중공업이 업계 최초로 천연가스 액화 공정기술을 자립화한데 의미가 있다"며 "해양개발 설비의 핵심인 탑사이드의 독자 설계 능력을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에서 FLNG까지 확대함으로써 해양플랜트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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