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고용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자는 2,679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9,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상반기 고용동향 가운데 특징적인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성별 고용 격차인데, 남성은 전년 동기보다 2만7,000명, 여성은 3만3,000명의 감소가 나타났다. 또한 올해 상반기 일시 휴직자의 경우에도 전년 동기보다 여성(전년보다 37만 6,000명 증가)이 남성(21만 5,000명)보다 더욱 많았다. 이러한 성별 고용 격차는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대면 서비스업종 등 여성 집중 분야에서 고용상 타격이 컸기 때문이며 가사와 돌봄 노동의 증가로 인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사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그 부정적 영향력이 여성고용지표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리라는 것은 이미 예견된 바였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성별직종(및 업종)분리를 고려해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예컨대 2019년 현재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 대상 기업 가운데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분야의 여성근로자 비율 평균은 무려 72.37%인 반면, 중공업(1차 금속 등)이나 전문건설업은 각각 5.67%와 7.06%에 불과하다. 이처럼 우리나라 노동시장에는 여전히 여성의 일자리와 남성의 일자리가 분리되어 있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양육과 가족돌봄은 여성이 일차 책임자라는 암묵적 통념이 있으며, 여성 적합직종이라고 일컬어지는 일자리는 이러한 통념을 일정 정도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별 임금격차는 OECD 회원국 가운데서도 유독 높은데, 우리나라 여성들의 높은 교육수준을 고려해 보면 개인의 능력이나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의심하게 된다.
그동안 여성고용정책의 방향도 그 강조점이 점차 고용률 제고에서 질적 향상으로 옮아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용에서의 성별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 고용개선 조치(Affirmative Action)는 다양한 업종 및 직종(그리고 상위직급)에 여성 참여가 증가할 수 있도록 정책적 개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현황과 구조적 문제가 다시 한번 드러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의 변화가 대단히 미흡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여성고용정책의 과제는 고용의 질적 제고라는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여성고용지표를 통해 드러난 노동시장에서의 성별분리 문제의 개선과 성평등가치 실현 방안의 구축에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성에 기반하여 일자리가 분리되고 의식이 고착화되는 사회를 넘어 보다 유연한 사회에서의 성평등한 노동시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