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30일에도 서울 소재 40개 교회가 현장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이전에도 적발됐던 교회 2곳은 고발 조치될 예정이다. 인천과 경기에서도 대면예배를 강행한 교회 수십 곳이 적발됐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2,182명의 인원을 투입해 30일 서울시내 2,839개 교회를 대상으로 집합제한명령의 이행여부를 점검한 결과 대면예배를 강행한 교회가 40곳이 적발됐다고 31일 밝혔다. 대면 예배 비율은 1.4%다.
시는 대면예배를 강행한 교회들에 자치구의 현장점검결과를 토대로 집합금지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특히 지난주에 이어 30일에도 대면예배를 강행한 동문교회와 영천성결교회는 고발할 예정이다.
이번 점검은 종교시설에 방역지침을 강화한 이후 한번도 점검하지 않았던 교회들과 지난 점검 때 대면예배 강행의사를 표시하는 등 집합제한명령 조치의 위반이 우려되는 교회 위주로 실시됐다.
나머지 대부분의 교회들은 아예 예배를 보지 않거나 비대면으로 진행하며 방역 당국의 지침을 준수했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최근 한 달간 확진자의 과반 이상이 교회와 관련된 것”이라며 “일부 교회에서 당국의 지침을 정면으로 위반해 방역 정책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본부장은 “비협조적인 모습으로 말미암아 대다수 정부지침을 따르는 교회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실시를 적극 검토해야 하는 엄중한 국면인 만큼 우리 사회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당분간만이라도 당국의 방역활동에 적극 동참해 주길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인천시도 30일 10개 구ㆍ군에서 교회 2,041곳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실시, 비대면 예배만 허용한 방역 수칙을 위반한 교회 23곳을 적발했다. 나머지 2,018곳은 비대면 예배를 하거나(1,037곳) 문을 닫는(981곳) 등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
대면 예배를 강행한 교회는 강화군이 1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옹진군 5곳, 연수구 2곳, 중구와 서구 각각 1곳씩이었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교회 4곳 중 3곳이 강화ㆍ옹진군에 위치한 셈이다. 강화군에는 190곳, 옹진군에는 58곳의 교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강화ㆍ옹진군은 섬 지역 특성상 주민들이 고령인데다 주민간에 접촉이 많다"라며 "온라인 예배를 하기 어려운 환경인데다 감염병에 대한 경계심도 적어 대면 예배를 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도 대면 예배를 강행한 교회가 속출했다. 고양시는 지난 23일 현장 예배를 강행해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던 교회 7곳 중 30일에도 대면 예배를 한 교회 2곳을 적발, 경찰에 고발키로 했다. 또, 30일 지역 내 종교시설 533곳 점검에서 비대면 예배를 지키지 않은 교회 45곳에는 위반사항에 따라 행정명령 조처를 검토 중이다.
김포시에서도 23일과 30일 2주 연속 주말 대면 예배를 강행한 교회 1곳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고, 30일에만 대면 예배를 한 교회 9곳에는 경고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