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가운데 전세공급이 급속히 줄어든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고된 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6,078건으로, 7월(1만1,600건)보다 47.6%나 급감했다. 전월세 거래가 추가 신고될 가능성도 있으나, 1만건을 넘기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 경우 2011년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한 이후 역대 최저 거래량을 기록하게 된다.
업계에선 공급 부족으로 전월세 거래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한다. 주택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버린 것이다. 특히 임대료가 저렴했던 재건축아파트는 집주인들이 6ㆍ17 부동산 대책에 따라 분양권을 받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고 2년 실거주를 선택하면서 전세 물건이 줄었다.
전세의 월세화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8월 서울 전월세 거래 중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반전세 비중은 14.3%(868건)로, 7월(10.1%)보다 크게 높아지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달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던 송파구는 전월보다 134건 증가한 275건에 달했다.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3일 대비 0.37% 상승했다. 반면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0.06% 오르는 데 그쳤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면적 84.7㎡ 15층은 28일 7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는 2월 대비 2억1,000만원이 오른 값이다. 관악구 신림동 건영2차 전용면적 59.76㎡는 지난 22일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월세 38만원에 계약됐는데, 이는 4개월 전보다 보증금은 2,000만원, 월세는 8만원 오른 값이었다.
전문가는 전월세 시장이 재편되며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이 발효되면서, 신규보다는 재계약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물을 보여주기 꺼리는 분위기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