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에 2023년까지 중입자가속기 구축된다

입력
2020.08.31 16:13
서울대병원, 중입자센터 설치 계약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
‘날카로운 명사수’... 최고 사양 제품
2024년 말부터 본격적인 운영 돌입


오는 2023년까지 동남권 방사선 의ㆍ과학 산업단지에 서울대병원이 주관해 중입자가속기 치료센터가 들어선다. 이 사업에는 모두 2,606억원(국비 1,196억, 시비 330억, 군비 330억, 주관기관 750억원 등)이 투입된다.

부산시는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ㆍ과학 산업단지 내 중입자치료센터에 도입할 중입자가속기가 선정돼 31일 이 사업 주관사업자인 서울대병원이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 측과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의 중입자가속기는 저명 학술지에 암세포를 파괴하는 ‘날카로운 명사수’라고 표현될 만큼 최고 사양 제품으로 알려졌다.

이날 계약 체결식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진행됐으며, 서울대병원에서는 김연수 원장과 정승용 부원장, 우홍균 중입자가속기사업단장 등 주요 집행부가, 컨소시엄 측에서는 도시바 히타자와 사장, DK메디칼솔루션 이창규 회장과 이준혁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빔을 암세포에 조사하는 치료기기다. 높은 종양 살상 능력으로 기존에 치료할 수 없었던 난치성 암의 치료가 가능한데, 정상세포를 최대한 보호하는 동시에 암세포에만 대부분의 방사선량을 전달해 부작용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암, 간암, 췌장암,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등 주요 고형암에 효과적이며, 일례로 중입자 치료 시 폐암 5년 생존율은 15.5%에서 39.8%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기존 방사선 치료 시 2~3주에 걸쳐 수십 차례 병원을 방문했으나, 중입자 치료는 초기폐암의 경우 단 1회만으로 치료한 사례가 있는 등 치료 횟수가 12회 이내로 크게 줄어들었다. 치료시간도 준비시간을 포함해 30분 정도로 짧다.

기장군 중입자치료센터에 구축될 중입자가속기는 중입자 빔의 전달속도와 범위를 뜻하는 선량율(단위시간당 방사선량단위)이 4Gy/L/min, 조사야(병 발생 위치에서 한 방향으로 조사되는 면의범위)가 30㎝×40㎝로 세계 최고 크기다.

또한 최첨단 소형 초전도 회전 갠트리를 적용했다. ‘회전 갠트리’는 환자주변을 360도 회전할 수 있어 어느 각도에서나 자유롭게 빔을 조사할 수 있다. 종전에는 빔노즐이 고정돼 중입자선을 투여하기 위해 환자의 몸을 돌려야만 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회전 갠트리는 길이 25m, 지름 13m, 무게 500톤으로, 건물 5층 높이에 해당하는 큰 공간을 차지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서울대병원이 계약한 기기는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크기(지름 11m)와 무게(280톤)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기장군에 도입되는 중입자가속기는 탄소뿐만 아니라 헬륨을 더해 두 가지 이온원으로 치료와 함께 연구도 병행할 수 있다.

부산시 신창호 미래산업국장은 “중입자치료는 암 치료의 다음 지평으로, 이번 중입자 치료시스템 도입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최선의 암 치료를 실현함으로써 부산을 암 치료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부산 기장군 중입자치료센터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2024년 말부터 본격 운영에 돌입할 계획이다.

목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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