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김희선, 파워액션부터 애절모성까지 모두 통했다!

입력
2020.08.29 08:27


김희선이 시간을 파괴했다. SBS ‘앨리스’에서 예언서를 찾기 위한 미래 과학자 윤태이와 모성애로 가득 찬 박선영까지 전혀 다른 분위기를 괴리감 없이 완벽 소화하며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난 28일 첫 방송한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에서 김희선은 시간여행의 시스템을 구축한 미래 과학자 ‘박선영(본명 윤태이)’의 20대 모습으로 첫 등장했다.

특히 극중 20대의 섹시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화려한 액션 연기로 시선을 강탈했다. 반면, 극의 후반부에서는 ‘박선영’과 얼굴만 닮았을 뿐 성격과 나이 등은 전혀 다른 괴짜 물리학자 윤태이로 나타나 짜릿한 엔딩을 장식했다.

이에 김희선의 파워를 입증하듯 ‘앨리스’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6.3%(닐슨 수도권 기준)를 기록, 지상파 전 프로그램 중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앨리스’(2회 기준) 전국 시청률은 6.1%, 수도권 시청률은 6.3%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박선영(김희선)은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시간여행 시스템인 ‘앨리스’를 구축한 미래 과학자 박선영은 동료이자 연인인 유민혁과 1992년으로 시간여행을 하며 ‘앨리스’의 화려한 첫 포문을 열었다.

이후 의문의 예언서를 찾기 위해 장동식의 자택으로 향한 두 사람은 또다른 시간여행자 이세훈과의 대립 끝에 예언서를 차지했으나, 이내 위기가 찾아왔다.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겼음을 뒤늦게 알게 된 것. 박선영은 임신한 채 방사능으로 뒤덮인 웜홀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빠졌고, 이후 아이를 지우고 복귀하자는 유민혁의 말을 뒤로 한 채 과거에 남아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다.

이후 박선영은 홀로 아이를 키우는 강인한 40대 엄마의 모습으로 시선을 강탈했다. 선천적 무감정증을 지닌 아들 박진겸을 홀로 키워내야 했던 그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같은 반 여학생 살해 혐의를 받은 박진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러다가도 무감정증 아들의 작은 표현 하나에 박선영의 온 얼굴에 미소가 번져 안방극장을 애틋함으로 물들였다.

그런 가운데 2010년 슈퍼 블러드문이 뜬 박선영의 생일날, 수상한 드론에 쫓기던 박선영이 피범벅이 된 모습으로 발견돼 또 한번 충격을 안겼다.

박선영은 “잘 들어 언젠간 엄마를 다시 보거든 절대 아는 척 하면 안돼. 반드시 피해야 해”라는 의미심장한 유언을 전한 한편, 같은 시각 박선영의 집 주변을 맴도는 고형석과 석오원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어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이처럼 ‘앨리스’ 첫 방송은 ‘올타임’ 김희선의 하드캐리였다. 김희선은 20대 섹시 카리스마에서 40대 애절한 휴먼까지 종횡무진하며 극의 전반을 견인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는 “어떻게 지워? 내 아이야. 내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내 아이”라며 강인한 모성애를 표현해내는가 하면, 수술대 위 출산 과정까지 현실성 있게 그려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김희선의 40대 연기는 가히 놀라웠다. 김희선은 날달걀을 얼굴에 맞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치며 절절한 모성애를 표현했다. 나아가 온갖 수모 끝에 진실을 밝혀낸 김희선이 집 대문에 적힌 ‘살인마’, ‘괴물’ 등의 낙서를 지우다 끝내 꾹 참던 눈물을 터트리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엔딩에서 김희선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보는 이들에게 전율을 안겼다. 박선영과 똑 닮은 30대의 윤태이로 짜릿하게 첫 등장한 것. 시청자들은 ‘앨리스’ 전반의 중심 키를 쥐고 있는 김희선이 앞으로 극의 흐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다양한 추측과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는 죽은 엄마를 닮은 여자, 감정을 잃어버린 남자의 마법 같은 시간여행을 그린 휴먼 SF로, 오늘(29일) 오후 10시에 2회가 방송된다.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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