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ㆍ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수락연설을 앞두고 대대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일주일 전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 잔칫상에 재를 뿌렸던 것과 판박이다. 앞서 사흘간은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임을 감안해 대응을 자제했지만 이날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의 융단폭격식 비난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공화당 전대 마지막날인 27일(현지시간) 행사 시작 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우리가 목도하는 폭력은 트럼프 치하에서 일어났다"면서 "폭력은 악화하고 있고 우리는 그 이유를 안다"고 했다. 그는 또 인종차별 문제를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파동을 진정시키는 대신 모든 불씨에 기름을 붓는다"면서 "그의 눈에 폭력은 문제가 아니라 정략이고 무엇보다 좋은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수락연설과 관련해선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말할 때 트럼프의 미국에선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일갈했다.
해리스 후보도 이날 워싱턴 연설의 상당 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초기 대응과 관련해 "트럼프는 얼어붙었고 겁먹었다"면서 "그는 쩨쩨하고도 앙심을 품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또 "공화당 전대는 트럼프의 자아를 달래주고 그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설계됐다"고 비판했다. 전대와 관련해서는 바이든 후보도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백악관을 소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민주당의 공세는 전날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후보 수락연설에서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 우리는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반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출정식 직전에 이뤄진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미 언론은 상대 당의 전대 기간에는 존중의 의미에서 공세를 자제하는 정치 전통이 깨진 것으로 해석했다. 바이든 캠프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연설 편성 시간대에 맞춰 그의 실정을 부각하는 광고도 공개했다. CNN방송은 "해리스의 연설과 바이든의 인터뷰, 새로운 광고는 바이든 캠프의 맞불작전"이라고 촌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