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만기ㆍ이자 상환 유예' 6개월 더 연장… 부실 우려도 고조

입력
2020.08.27 19:15
코로나19 장기화로  중기ㆍ소상공인 어렵다는 판단
금융권에선 '"부실 키운다" 우려도 높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이들의 금융권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6개월 더 연장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ㆍ보험ㆍ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 협회와 정책금융기관이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지난 4월 1일부터 6개월간 이 조치를 시행했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기간을 추가 연장한 것이다. 금융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고 이자상환 유예 실적을 고려할 경우 금융권의 부담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해 직ㆍ간접 피해를 본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내년 3월 전에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에 대해 최소 6개월간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단 원리금 연체나 자본잠식, 폐업 등 부실이 없어야 하고 지난 3월 31일 이전에 대출받은 기존 대출에만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과 부동산 매매ㆍ임대 등 일부 업종 관련 대출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앞서 4월 1일부터 시행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를 신청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연장기한 내 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한번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말 대출 만기가 도래해 오는 12월말까지 만기를 연장한 사업자는 연장을 한 번 더 신청해 최소 내년 6월까지로 대출원금 상환 등을 연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금융권에선 이미 상당한 대출과 이자 상환이 유예돼 있어, 이번 연장 조치가 오히려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기준 금융권의 총 대출 만기연장 규모는 75조8,000억원(24만6,000건), 이자상환 유예는 1,075억원(9,382건)에 달한다. 이중 67.7%인 51조3,000억원이 시중은행을 통해 지원됐다.

특히 이자 상환까지 유예하면 ‘한계 차주’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6개월 동안 얼마나 부실해지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며 “이 사이 부실이 더욱 심각해져 이자마저 내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면, 이를 모두 은행이 떠안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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