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들 사이에 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 순간적으로 많은 힘을 써야 하는 야구 선수들이 채식을 한다니 의외의 이야기이지만, 비결은 흔히 '가짜고기'로 불리는 대체육류에 있다. 실제 선수단 식사에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대체육류가 제공되고 있다.
27일 롯데푸드에 따르면 이달부터 식물성 대체육류인 '제로미트'가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식단에 포함돼 있다. 식물성 대체육류는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고기 특유의 식감과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식품에 해당한다.
선수들이 채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베테랑 투수 노경은(36)씨가 있다. 노 선수는 강영식 코치가 보내준 채식주의 다큐멘터리를 접한 뒤 올해 1월 고기를 아예 끊었다. 마트에서 채식 위주의 음식을 구매해 식단을 짜고 콩고기 등으로 영양을 보충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롯데푸드가 지원하는 제로미트를 즐겨 먹고 있다.
노 선수는 "야구선수에게 단백질 섭취는 필수인데 채식생활을 유지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단백질 결핍이다"며 "제로미트는 단백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종류가 다양해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도 느낄 수 있어 육고기를 그리워하던 마음이 사라진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6월 10일 한화전 직후 인터뷰에선 "수년 전보다 체력적으로 지금이 더 좋다"며 "식단을 채식으로 바꾼 뒤 지구력이 더 좋아졌다"고 말한 바 있다.
노 선수의 영향으로 다른 선수들도 채식에 참여하고 있다는 게 롯데푸드 측의 설명이다. 선수단 식단이 워낙 고기 위주여서 매번 채식 식단을 유지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1주일에 1, 2회 제로미트가 제공된다. '제로미트 베지 함박 오리지널' '제로미트 베지 함박 매쉬드 포테이토' '제로미트 베지 너겟' '제로미트 베지 까스' 등 4종을 선수들 입맛에 맞게 소스, 조리법 등에 변화를 주며 메뉴로 제공되고 있다.
제로미트는 제품별로 100g당 식물성 단백질이 13, 14g씩 들어가 있어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약 25%의 단백질을 충족할 수 있다. 선수단 식단을 관리하는 우미연 영양사는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육류를 줄이는 건강식으로 바꿀 방법을 모색했다"며 "식물성 대체육류는 식물성 성분이 다량 함유돼 육류보다 소화 부담이 덜하고 경기 전 영양 보충이 필요한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