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 ‘OOO은 무엇인가’란 질문으로 대한민국 사회의 근본을 꿰뚫어 온 김영민 교수가 이번엔 공부로 돌아왔다. 한국 사회에서 공부에 대한 논의는 입시로 국한되는 게 현실. 김 교수는 공부란 정답을 구하는 게 아니라 자기 질문을 정교하게 만들어내는 것이라 역설한다. 공부를 대하는 자세부터 쓰기, 읽기, 생각하기, 질문하기 등 공부를 배우고 표현하는 방법까지 생각의 근육을 길러주는 공부 조언들이 펼쳐진다. ‘코로나 0년’, 학교 수업도, 온라인 강의도 혼돈인 시대, 김 교수가 펼쳐 놓은 강의실에서 무궁무진한 배움의 경험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어크로스ㆍ272쪽ㆍ1만6,000원
◇중국몽의 추락
이승우 지음.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G2로 부상한 중국. 저자는 그러나 중국굴기는 오래가지 못할 거라 단언한다. 아니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사라질 거라 예언한다. 이유는 3가지. 일단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중국 경제가 버텨내지 못할 거란 전망이다. 미국의 보복으로 소련이 해체됐고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공산당 부패와 내부의 경제 모순 등으로 중국인들의 민주화 요구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주변국들의 의구심도 여전하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정확히 알고 대비하고 있는냐고. 중국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예측한 최초의 책이란 출판사 소개에 걸맞을 만큼 분석이 신랄하다. 기파랑ㆍ264쪽ㆍ1만4,500원
◇블라인드 사이드
마이클 루이스 지음. 박중서 옮김. 빈민가 출신의 흑인 청년이 백인 부부의 헌신과 사랑으로 미식 축구 슈퍼스타가 된 이야기를 다룬 논픽션이다. 2009년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마약 중독자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마이클 오어는 위탁 가정을 전전하다 숀과 리 앤 투이란 백인 부부를 만나게 된다. 거구의 이방인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부부는 헌신적이지만 때론 엄격하게 소년을 키운다. 부모의 넘치는 사랑 덕에 소년은 슈퍼볼 우승 주역까지 꿰찬다. 가슴 찡한 성장 스토리에 더해 미식 축구의 전략 변화를 살피는 것도 흥미롭다. 북트리거ㆍ448쪽ㆍ1만8,500원.
◇민족
아자 가트, 알렉산더 야콥슨 지음. 유나영 옮김. 이스라엘 정치, 군사학자인 저자들은 민족주의는 근대에 상상되고 발명된 것이란 주장을 반박한다. 민족과 민족국가는 고대부터 세계사에 팽배했던 현상이란 거다. 인간이 종족이라는 특유의 집단을 이루는 현상은 인간 본성 때문이다. 민족주의가 원초적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다. 저자들은 민족·민족주의 연구의 과도한 유럽 편중을 비판하며 여기에 깔린 전파주의적 가정도 거부한다. 교유서가ㆍ608쪽ㆍ3만2,000원.
◇스마트 베이스볼
키스 로 지음. 김현성 옮김. 여느 스포츠보다 야구 팬들은 유독 더 해박한 지식을 뽐내며 야구를 즐긴다. 복잡한 규칙과 용어, 약어 등 야구를 제대로 보려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스마트 베이스볼’은 수준 높은 야구팬의 지적 욕구를 채워주고도 남을 책이다. 저자는 다승이나 타율, 타점, 세이브 등 기존 스탯(야구 선수들의 기록 통계)으로는 선수 평가에 많은 혼란과 오류가 초래됐다며, 이를 보완할 새로운 스탯들을 소개한다. 급변하는 야구 데이터 시대를 따라 잡으려면 필수로 익혀야 할 정보들이다. 야구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재미있는 스포츠란 점을 잊지 말자. 두리반ㆍ352쪽ㆍ1만5,000원
◇인공지능 시대, 십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정재민 지음. 한국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평균 362.5분. 대략 6시간.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의 3분의 1을 빠져 있는 셈. 각종 소셜미디어와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얻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취향에 맞는 것만 걸러서 맞춤형으로 소개해주다 보니 미디어 편식이 발생한다. 자연히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하고만 소통하게 되고, 내 생각이 옳다고 믿게 되는 ‘확증 편향’에 빠진다. 책은 정보과잉의 시대에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고 쓸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 속에서 건강한 콘텐츠를 찾으려는 노력은 어렸을 때부터 길러놔야 한다. 사계절ㆍ272쪽ㆍ1만4,800원
◇사랑은 혁명처럼, 혁명은 영화처럼
오동진 지음. 영화평론가 오동진의 평론 모음집이다. ‘택시운전사’, ‘남산의 부장들’ 등 정치적 욕망이 다분한 영화에서부터 ‘내 사랑’, ‘인생후르츠’ 같은 대자연의 법칙을 설파한 영화, ‘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 ‘엘르’ 같은 노골적 사랑을 대변하는 영화까지 74편을 담았다. 오동진 평론은 한마디로 콘텍스트 비평이다. 그는 텍스트보다 하필이면 왜, 지금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느냐는 점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란 시대와 개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분야. 관객은 영화가 수수께끼처럼 흩뿌려 놓은 조각을 하나씩 맞춰야 하고, 역사와 시대에 영화를 넣어 재단해야 비로소 그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다. 이 책은 그 길을 알려주는 좋은 안내자다.썰물과밀물ㆍ360쪽ㆍ1만6,000원